LG가 20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 오픈 행사를 개최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총 4조원을 투자한 LG사이언스파크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 3000평) 부지에 연면적 111만여㎡(약 33만 7000평) 규모로 20개 연구동이 들어섰다. 연면적 기준으로 여의도 총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자산은 결국 사람과 기술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기업이 영속하는 근본적인 해법도 인재를 키우고 R&D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LG사이언스파크는 이러한 LG의 믿음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이어 “이곳에서 수만 명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고, 서로 다른 생각과 기술을 모아 새로운 가치를 엮어내는 ‘혁신 성장’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개방적 혁신의 생태계’를 이루고, LG의 모든 R&D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벤처기업, 대학, 그리고 글로벌 기업 및 연구소까지 다양한 외부의 지식과 역량을 결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우리 중소기업, 벤처기업들이 LG의 기술과 글로벌 인프라를 이용해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상생’의 좋은 본보기로 만들고,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혁신 성장을 선도하는 사업을 일으키고 젊은 인재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미래형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해 LG사이언스파크가 ‘사람 중심 혁신 성장’을 이루는 터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열린 LG사이언스파크 통합지원센터 1층 로비에서는 LG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이 들어서는 참석자들을 환영했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 ‘SG로보틱스’ 공경철 대표, 청년 창업가 ‘더플랜잇’ 양재식 대표, 지역 주민 김진호씨(강서구 주민자치위원협의회 회장), LG전자 박선화 선임 연구원이 LG사이언스파크에 기대하는 점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상생토크’로 시작해 그 의미를 더했다.
로봇의 안내에 따라 이들 참석자들과 구본준 부회장이 터치버튼을 누르자, 434장의 LED 패널로 구성된 대형 LED 월에 LG사이언스파크가 그려나갈 미래 비전이 화려한 빛으로 구현됐다.
이어 참석자들은 전시장인 ‘LG이노베이션 갤러리’에서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 등 3개사가 LG와 함께 개발한 혁신 제품들을 둘러봤다.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는 LG전자와 공동으로 웨어러블 로봇의 성능 향상 개발을 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인 ‘스파크바이오파마’는 LG화학과 함께 초기 신약 개발에 필요한 표적 단백질과 항암제, 대사성 질환 신약을 개발 중이다. LG생활건강의 한방 화장품 원료를 공급해오던 중소기업인 ‘오비엠랩’은 LG생활건강이 인수합병(M&A) 할 수 있도록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77인치 크기의 ‘투명 플렉시블 OLED’와 65인치 크기의 ‘롤러블 OLED’, LG의 첨단 자동차 부품 기술이 집약된 콕핏 등을 관심 깊게 살펴봤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현재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 7천여명이 집결해 있다. 2020년까지는 2만 2000여명으로 확대된다.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 화학 분야의 연구와 함께 ▲OLED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 성장사업,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 ▲5G ▲차세대 소재/부품 ▲물/공기/바이오 등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도 진행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정부가 육성하는 혁신성장 분야와도 맥을 같이해 국가 차원의 R&D 경쟁력 강화에도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LG유플러스의 5G, LG전자의 자율주행차 부품, LG이노텍의 차량용 센서 기술을 결집한 자율주행 관련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LG사이언스파크는 융복합 연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대규모의 3D프린트실, 물성분석장비 등 첨단 장비와 연구실을 한 곳에 갖춘 ‘공동실험센터’와 소속회사와 상관없이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통합지원센터’를 마련했다.
연구단지의 설계 또한 융복합 연구에 걸맞게 이뤄졌다. 단지 중앙을 관통하는 일직선 대로와 연구동들을 연결한 지하 1층의 통로, 연구동 사이를 이어주는 공중다리 등은 다양한 전공과 기술 분야의 연구원들이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소통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한다.
신기술과 지식 공유의 활성화를 위해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소속 회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세미나, 테마별 연구 동아리 등도 운영한다.
한편, LG는 이곳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개방형 R&D 생태계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갖춘 기업 인수와 중소∙벤처기업 및 스타트업 지분 투자(Acquiring &Development) ▲대학과의 산학협력 강화(Seeding&Development) ▲계열사간 융복합 연구 및 글로벌 기업∙기관과의 공동연구(Connecting&Development)를 통해 빨라진 기술 환경의 변화 속도에 대응한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한 ‘개방형 연구공간’과 글로벌 기업,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 공간인 ‘조인트랩(Joint Lab)’도 갖췄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