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다음달 새로운 브랜드 ‘모스버거 익스프레스’를 런칭하고 7~8월 내 가맹사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유통마진 없이 로열티로만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형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모스버거 명동중앙점에서 만난 고재홍 모스버거코리아 대표는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 창고에서 시작한 모스버거, 국내 상륙
1972년 도쿄 나리마스의 9.2㎡(2.8평) 크기의 작은 야채가게 창고에서 시작한 모스버거는 현재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 9개국 1700여개 매장을 거느린 브랜드로 성장했다.
국내 시장에는 2011년 10월 국내 미디어윌그룹과의 합작투자로 처음 발을 내딛었다. 현재는 11개 직영점을 운영중이며 모스버거코리아의 임직원 49명과 일본인 주재원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처음 모스버거를 들여오려 했을 당시 국내에는 이른바 패스트푸드 위주의 ‘아메리칸 스타일’의 버거가 있었어요. 하지만 모스버거는 처음 일본 창립 당시에도 ‘패스트 프리미엄’을 내세워 유지해왔죠. 야채만 하더라도 기존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는 손질이 완료된 팩야채를 받아서 쓰지만 우리는 신선한 버거 제공을 위해 원물 그대로를 받아 아침마다 직접 직원이 다듬어요. 그래서 한 입만 먹어도 맛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고 대표는 처음 모스버거를 접했을 때 버거의 장점이 단순히 빠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빠르다’는 획일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렇기에 패스트푸드와 수제버거 사이 ‘프레시 버거’라는 카테고리가 생길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 론칭 이후 적극적인 브랜드 확대가 이어지지 않은 점도 인정했다. 모스버거는 국내 진출 당시 매장 30개 오픈이 완료되면 가맹사업을 검토하고, 300개로 확대되면 상장하겠다는 브랜드 확장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고 대표는 “한·일 양국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협의 기간이 오래 걸렸어요. 한일 양국 시장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바는 같았지만 그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와 생각의 차이를 조정하는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6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같은 눈높이로 바라볼 수 있게 됐어요. 올해는 조금 더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 “유통 마진 없이 로열티 형태로 가맹점주 수익 극대화”
먼저 모스버거는 신사업으로 가맹사업 모델인 ‘머스버거 익스프레스’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다. 내달 잠실새내역에 모스버거 익스프레스 1호점을 열고 1~2개월 시범 운영 후 이르면 7~8월부터 가맹점주들을 모집할 방침이다. 오는 2020년까지 100개점 오픈이 목표다.
“일본 모스버거에는 같이 번영하는 모임이라는 뜻의 ‘공영회’가 있어요. 가맹점주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죠. 우선 로열티 외에는 소모품이라든지 다른 부분에서 수수료나 이익을 취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고 대표는 한국시장에서의 가맹사업 확장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직영점 형태의 ‘스탠다드’ 매장은 5억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 가맹사업을 위해서는 예비창업주가 1억 아래로 투자해 2년 내 투자비를 뽑을 수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봤다.
“익스프레스 매장의 경우 메뉴 구성을 5~6개로 한정해 속도감 있게 운영할 수 있어요. 스몰 매장으로 테이크아웃과 스탠딩석 위주로 운영하는 거죠. 미국의 ‘인앤아웃버거’가 현재 버거 메뉴가 3개인데, 이런 식으로 메뉴 구성을 압축하면 속도와 회전력을 모두 높일 수 있죠. 현실적인 목표는 부부가맹점주 기준 인당 300~400만원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현재 프랜차이즈 산업과 특히 수제버거 브랜드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맹점주와의 이해문제와 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민이었다. 모스버거코리아는 예비창업주를 모집해 두어달의 트레이닝을 거친 후 테스트를 통해 선별해 뽑을 방침이다.
또한 스타벅스의 출점 전략이기도 한 ‘점선면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매장이 점과 선으로 이어지면 면으로 확대되고, 소비자 눈에 띄기 시작하면 인지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게 된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매장 수만 해도 1300여개에 달한다. 일본인들에게 있어 모스버거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숙하고 따뜻한 브랜드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모스버거와 가장 큰 차이다.
“무엇보다 본사에서 (가맹점주에게) 이익을 많이 줘야 돼요. 본사가 이익을 주지 않으면 가맹점주가 사입을 하는 등 문제가 생기죠. 가맹점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한편 납품업체와 다이렉트로 계약하도록 해 유통마진 없이 로열티만 받는 체제로 갈 계획이예요. 또한 내달 잠실에 2개점을 열어 우선 소비자들의 눈에 띄게 할 생각입니다.”
◇ 결국 승부는 맛... 로컬 시그니처 메뉴로 ‘승부수’
고 대표는 모스버거 브랜드 모토에 대해 ‘빠르지는 않지만 정성을 다해 갓 만든 버거를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버거의 ‘MOS’는 산(Mountain), 바다(Ocean), 태양(Sun)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자연에서 가져온 신선함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1월 메뉴 개편을 통해 순쇠고기 패티 사이즈를 30% 더 증량하고 번을 더 폭신하게 만들었어요. 또 한국인 입맛에 맞춘 버거 모스BBQ치즈버거, 모스클래식치즈버거, 아이올리치즈버거, 데리불버거, 우마미와규버거를 출시했고요. 레귤러 메뉴 기준 모스치즈버거, 데리야끼치킨버거, 새우카츠버거를 제외한 모든 메뉴는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죠.”
이를 위해 모스버거코리아는 일본 본사를 끊임없이 설득해 메뉴 개발 권한을 가져왔다. 현재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경우 현지인 입맛에 맞춰 소스를 약간씩 변경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신메뉴 개발을 위해 매장 직원과 본사 직원, 일본 주재 직원으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했어요. 매월 맛집을 탐방하고 기획안을 낸 뒤 직원들이 직접 시식하고 선별하죠”
여기 더해 상품개발팀에 일본 모스버거에서 40년 넘게 메뉴 개발을 도맡아 온 시노하라 씨가 한국 모스버거에 대해 메뉴를 서포터한다. 한국인 입맛에 맞추되, 모스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균형을 잡는 작업이다.
또한 버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번’ 역시 놓치지 않았다. 현재 OEM(주문자생산방식)방식으로 유통중인 번을 향후 센트럴키친같은 작은 빵 공장을 건립해 직접 제조해 사용할 계획이다.
“모스버거는 버거마다 들어가는 소스가 달라요. 일본매장에 빵을 납품하는 야마자끼사에서 한국에 방문해 레시피를 전수했는데 현재 80%만 맛이 구현됐어요. 100% 재현을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있죠. 앞으로 모스버거의 변화를 잘 지켜봐주세요.”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