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의아함 자아낸 장현식-이민호 기용, 김경문 감독의 조급함

[옐로카드] 의아함 자아낸 장현식-이민호 기용, 김경문 감독의 조급함

의아함 자아낸 장현식-이민호 기용, 김경문 감독의 조급함

기사승인 2018-05-30 16:00:50

김경문 NC 감독의 마운드 운영 방식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대7로 패했다. 최하위 NC는 9위 삼성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선발 노성호가 이번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이닝 동안 3피안타 5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하고 강판했다.

그런데 여기서 NC 벤치가 선택한 카드는 장현식이었다. NC 선발 마운드의 미래로 평가되는 장현식은 올 시즌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경기를 뛰지 못했다. 당초 4월 복귀가 예상됐으나 다리 통증까지 발생하면서 복귀가 늦춰졌고 29일 한화전을 앞두고 1군에 올라왔다.

약한 선발 마운드에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김 감독은 경기 감각이 올라오기 전까지 장현식을 불펜 자원으로 가동하겠다고 언질했다. 문제는 장현식의 등판 시점이 일반적인 ‘필승조’들의 등판 시점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장현식의 불펜 전환 결정을 두고 “지금 우리는 이기는 경기에 확실하게 이기는 게 중요하다. 장현식을 통해 필승조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장현식이 마운드에 오른 시점은 1대2로 근소하게 앞선 5회였다. 김 감독이 말한 ‘이기는 경기’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물론 승패 하나하나 중요한 단기전이었다면 빠른 투수 교체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정규리그는 14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이다. NC는 이미 선발 마운드의 조기 붕괴로 인해 불펜진에 심각한 과부하가 온 상태다. 

이는 근본적으로 약한 선발진에 문제가 있지만, 잡을 수 없는 경기를 잡고자 했던 김 감독의 과욕이 불러온 결과이기도 하다. NC는 올 시즌 퀵후크가 15개로 롯데와 한화에 이어 3위다. 차이가 2회 내외로 크지 않지만 차별점은 분명하다. 롯데와 한화는 강력한 뒷문을 갖고 있으면서도 추격조와 필승조의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 

반면 NC는 불펜 보직의 경계가 없다시피 하다. 필승조로 분류할 수 있는 배재환과 원종현은 올 시즌 초‧중반에도 마운드에 올라 급한 불을 끄곤 했다. 지난 시즌 김 감독의 투수 운영 방식과 다르지 않다.

부작용은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다. 지난 시즌 원종현의 경우엔 4회와 5회, 6회를 넘나들며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결국 시즌 말미에는 구위를 잃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올 시즌 김진성의 부진 역시 지난해 이닝을 넘나들며 투구한 것의 부작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간의 무리한 투수 운영의 부작용이 이제야 표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김 감독은 장현식의 기용 뒤 또 한 번의 의아한 결정을 내렸다. 장현식을 꺼낸 이상,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했어야 하지만 실점이 나오자 올 시즌 마무리 보직을 맡은 이민호를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이민호 마저 투구 난조를 보이며 거듭 실점을 허용했고, NC는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야구에서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없다. 지는 경기에선 잘 져야 되는 것이 야구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김 감독이지만 계속되는 팀의 하락세에 조급함만 더해지고 있다. 김 감독의 이러한 마운드 운영이 계속된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니라 '꼭 이겨야 되는 경기' 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주의 첫 경기에서 NC는 팀 내 최고의 투수들을 쏟아 붓고 패했다. 이는 이어질 경기에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악순환만 불러오는 무리한 투수 운영이 NC의 추락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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