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잇따른 성공으로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건설사들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하다.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가장 먼저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저마다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거나 남북경협 관련 포럼에 참석하는 등 북방사업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체들이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 남북경협이 업계 경쟁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남북경협이 잘 이뤄진다면 이를 발판삼아 사업을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북방사업으로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대우건설은 북방사업지원팀이라는 팀을 새로 만들어 남북경협에 대비하고 있다”며 “철도, 도로 등 SOC 인프라뿐만 아니라 전력생산발전소와 같은 플랜트 분야까지 대비해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남북경협에 대비해 내부적으로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외부적으로는 과거추진사업이 뭐가 있었는지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건설사들 모두 고속철도, 교량, 발전소 등 공사수행능력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쪼록 대북사업이 잘 풀리기를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낙관은 이르다. 대북제재, UN제재 등 아직 해결하지 못한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 대북제재나 UN제재 등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좋아해서는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에 대비해 이 같은 준비를 하는 이유는 제재가 풀렸을 때 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물산 관계자는 “TF팀을 꾸리고 대북사업 관련 다양한 포럼 등에 참석하면서 스터디를 하고 있지만, 남북경협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건설사와 연구기관, 공기업, 학계 등이 참여하는 건설업계 포럼이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삼정KPMG가 주최한 ‘남북경협 비즈니스전략포럼’은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등 대북 관련 전문가들을 비롯해 건설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남북물류포럼이 열리기도 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달 중 건설사와 연구기관, 공기업, 학계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남북경협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포럼에서는 남북을 잇는 철도·도로 등 인프라 구축 사업뿐만 아니라 통일 한국의 국토를 재건할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