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vs 책] '드라이빙 미스 노마' vs '혼자 떠나도 괜찮을까'

[책 vs 책] '드라이빙 미스 노마' vs '혼자 떠나도 괜찮을까'

기사승인 2018-07-04 00:01:00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다르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잘 들여다보면 삶의 방식이 크게 다르진 않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것이나 중요한 순간에 선택하는 방식은 비슷하다.

거꾸로 이 말은 족쇄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현실에서 벗어나긴 힘들다는 의미다. 그냥 남들처럼 사는 게 가장 낫다는 말을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게 던지기도 한다. 새로운 도전,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에겐 상처가 되는 말이다.

다음 두 권의 책은 과감한 결심을 하고 실행한 두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죽음을 앞둔 미국 할머니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 젊은 한국 여성이 선택한 건 모두 여행이었다.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는 위로와 여행이 주는 해방감, 자유를 만끽하기에 좋은 책이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

아흔 살 노마 할머니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궁암 말기 진단을 받는다. 그 순간 그녀가 선택한 건 암 투병이 아닌 여행이었다. 좁은 병실에 갇혀 지내며 마지막 순간을 맞을 수는 없었다. 노마 할머니는 마지막 1년을 아들 내외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미국을 돌아다니며 여행하기로 결심했다.

여행을 시작한 노마 할머니는 누군가의 엄마, 혹은 아내가 아니었다. 노마라는 본인으로 돌아와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이어갔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들소 떼와 마주치기도 하고, 러시모어산에서 거대한 화강암 조각상을 감상하기도 했다. 헤메스푸에블로에서는 인디언들의 축제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행하는 동안 노마 할머니는 아들도 몰랐던 유쾌한 유머와 환한 미소로 존재감을 되찾는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20158월부터 1년간 32개 주 75개 도시를 돌아다닌 노마 할머니의 여행기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Driving Miss Norma)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전 세계 50만 팔로워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노마 할머니는 여행 중 91세로 생을 마감했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 보여준 그녀의 선택과 용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줬고 희망을 불러 일으켰다.

 

혼자 떠나도 괜찮을까

시작은 남편의 한 마디였다.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는 저자에게 남편은 잠시 인생에 공백을 두는 것도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그 한 마디에서 시작된 변화는 컸다.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을 털어 세계일주 비행기 표를 샀다. 그리고 반년 동안 4대륙 18개국을 누볐다. 일생일대의 일탈이었다.

혼자 떠나도 괜찮을까는 평범한 직장 여성이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와 그곳에서 겪은 일들, 그리고 그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지내는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겪은 다른 사람들의 잔소리와 여행의 매력, 이후의 고민들이 공감을 자아낸다.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신경 쓰는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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