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주택공급물량 폭탄으로 경기도 입주실적이 연중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월까지 전국 최다 입주물량이 추가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 용인시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다 입주물량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세입자 미확보로 인한 미입주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용인시에 대한 역전세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두산건설 등 해당 지역에 아파트 분양 물량을 공급했던 건설사에게도 악재로 작용한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향후 8월까지 전국에서 10만9039가구가 입주 예정인 가운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5만8344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된다. 특히 수도권 내에서도 용인은 총 8162가구로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화성(7040가구), 파주(4954가구), 시흥(2272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용인에는 총 5304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아파트별로는 7월 GS건설의 용인동천자이(수지구 동천동)가 1437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건설 기흥역더샵(1219가구)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기흥(976가구) ▲대우건설 기흥역파크푸르지오(768가구) ▲우방건설 용인기흥우방아이유쉘(400가구) 등 순이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 미입주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용인 부동산 시장의 역전세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8년 5월 전국 주택 입주율은 74.5%로 4채 중 1채가 빈집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미입주 원인으로 ‘잔금대출 미확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반면, 올해는 ‘세입자 미확보’가 미입주의 가장 큰 요인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수도권 내 용인 지역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입주 물량 과잉은 해당 지역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청약 외 계약도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접수를 시작한 두산건설의 ‘신동백두산위브더제니스’(기흥구 동백동 일대)의 청약 결과는 미달이었다. 청약경쟁률은 0.68대 1이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날 이 단지에 잔여 물량은 총 350가구가 나왔다. 가장 많은 잔여 물량을 기록한 평형은 78㎡로 460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 지역 66건, 1순위 기타 지역 117건이 청약 접수돼 277가구의 잔여 물량이 발생했다. 이어 69㎡ 44가구, 84㎡ 29가구의 잔여 물량이 나왔다.
주변 아파트 실거래가도 8년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호수마을상록롯데캐슬’의 실거래가는 3억4400만원(2018년 2월 기준)으로 8년 전인 2010년 5월(3억8000만원)보다 약 4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또 용인시 내 일부 아파트는 현재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 대비 낮은 시세)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입주 물량의 90%가 경기도에 몰려 있는 가운데, 특히 경기 남부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실제 대림산업이 지난 2015년 분양한 ‘e편한세상 한숲시티’ 일부 물량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입주가 집중되는 지역은 세입자 확보가 쉽지 않음을 인지하고 역전세난 리스크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용인은 지난 2016년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이후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어서 집값이 많이 상승했지만 모든 지역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역 주변으로만 집값이 올랐을 뿐 역세권을 벗어나면 시세의 온도차는 크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