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육가공 3.0 시대 선도하다'… CJ제일제당 육가공공장

[르포] '육가공 3.0 시대 선도하다'… CJ제일제당 육가공공장

기사승인 2018-07-15 12:29:18

서울에서 버스로 한 시간 반 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거대한 냉동고였다. 냉동고 안에서는 자동화설비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원물육들을 가공하고 있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식탁 위의 햄과 소시지를 만드는 CJ제일제당 육가공공장이다.

지난 13일 찾은 CJ제일제당 진천공장은 2008년 준공된 광혜원 산업단지 내에 위치해있다. 육가공공장은 본사 직원 300여명과 협력업체 직원 500여명 등 총 8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해 생산한 육가공제품은 총 7만8000톤에 달한다.

공장 내부에 들어가기 전 머리두건과 마스크, 방진복을 착용했다. 휴대전화는 물론 노트, 볼펜 등도 반입이 금지됐다.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은 뒤에 다시 한 번 소독약으로 손을 세척했다. 에어샤워로 혹시 방진복에 묻었을 이물을 제거하고 난 뒤에야 공장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음에도 공장 내부는 서늘했다. 견학을 함께한 공장 관계자는 식품을 가공하기 때문에 15℃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일평균 생산되는 ‘The더건강한’ 브랜드를 비롯해 소시지는 약 55톤, 베이컨은 25톤에 달한다.


공장에 들어서자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전지(돼지 앞다리)를 손질하고 있는 직원들이었다. 직원들은 날카로운 칼로 혈관을 떼내고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굳이 혈관을 잘라내지 않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이물질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 중량손실을 감수하고 제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처리 과정이 끝난 고기들은 베이컨이나 소시지, 정형햄, 슬라이스 등으로 각각 나뉘어 가공된다.

소시지의 경우 원물육을 잘게 자른 다음 부재료를 포함해서 믹싱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염지공정을 지난 뒤 소시지를 채우는 충진 과정을 거친다. 충진 과정이 돼서야 우리가 먹는 소시지의 형태를 띄게 된다. 스모킹하우스에서 훈연을 거친 다음 곧바로 냉각한 다음에야 포장에 들어가게 된다.


베이컨은 소시지와 똑같지만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인젝션 과정이 추가된다. 커다란 주사바늘로 원육 내부까지 양념을 주입하는 공정이다. 인젝션이 마무리된 원육들이 자동화설비를 통해 다음 공정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양념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양념이 주입된 원육들은 곧바로 마사지 공정으로 이어졌다. 양념이 내부에서 골고루 퍼지게 하기 위해서였다. 커다란 통에 들어간 원육들은 3시간에 거친 마사지가 마무리 된 뒤에야 옮겨져 최소 12시간동안 숙성에 들어가게 된다.

공장 관계자는 “베이컨의 경우 플레이트 틀에 정렬해서 훈연한 다음 냉각·포정 공정으로 이용한다”면서 “모양을 잡기 위해 냉동 공정을 통과시킨 뒤 절단해서 검사 이후 제품을 출하하게 된다. 최초 입고된 원육이 모든 공정을 거쳐 베이컨 제품으로 출고되기까지는 약 나흘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가공이 끝난 제품들은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최종 출하를 위한 포장공정으로 이동했다. 이물질 등을 걸러내기 위한 X-RAY 체크 과정에서는 1시간에 한번씩 제품에 일부러 1㎝ 핀을 꽂아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이후 화상검출기와 자석, 열처리, 진공검사 등 위생을 위한 다양한 점검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중량이 부족하거나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에는 자동으로 걸러져 폐기처분됐다. 처분된 제품은 전량 사료로 팔려나간다.


견학이 끝난 자리에서 김숙진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담당 부장은 “2000년도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합성아질산나트륨을 제품 생산과정에서 제외하라는 소비자·환경단체의 요구가 거세졌다”면서 “해외 선진사에서는 이미 화학적 첨가물을 최소화한 제품 등을 출시하며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곧바로 R&D 센터에서 관련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결과 합성아질산나트륨을 샐러리 추출물 대체하고 그 외 화학첨가물을 제외한 ‘The더건강한햄’을 론칭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2015년 이후 1~2인가구 증가와 메뉴·안주 수요 증대,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햄·소시지·베이컨 제품이 더 이상 밥반찬이 아닌 메인 메뉴로서 올라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좀 더 원물에 가깝게 제품을 만들면서 집에서 최대한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이러한 고민 끝에 지난 6월 삼겹살을 염지한 이탈리아식 베이컨인 ‘The더건강한 통베이컨’을 출시했는데 당월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시장의 반향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이어 “2019년에는 다이어트 관련 육가공제품, 2021년부터는 저칼로리 닭가슴살 원물과 대체단백질을 활용한 육가공 포트폴리오를 넓혀갈 것”이라면서 “현재 미국 등 선진국에 형성돼있는 이른바 ‘화이트미트’ 시장을 국내에서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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