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정부 눈치에 사회공헌비 확대…하나은행 증가율 300% 초과

은행권, 정부 눈치에 사회공헌비 확대…하나은행 증가율 300% 초과

기사승인 2018-07-24 15:24:22

금리 인상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은행권이 지난해 사회공헌비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사회공헌비를 300% 이상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22개 회원 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액은 총 74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4002억원 보다 85.3%(3415억원) 늘어난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지난해 1093억원의 사회공헌비를 지출해 7년 연속 은행권 사회공헌비 지출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우리은행(1074억원), KEB하나은행(1022억원), 기업은행(976억원), 국민은행(850억원), 신한은행(755억원) 순으로 많은 사회공헌비를 지출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사회공헌비 지출 규모에서 농협·우리은행에 뒤쳐졌지만 지난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320%의 사회공헌비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도 243억원 수준이던 사회공헌비가 지난해 1022억원으로 늘어난 것.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사회공헌비를 지출해온 농협은행을 제외할 경우 여타 은행의 증가율은 80~110% 수준이다. 기업은행이 114%, 우리은행이 108%, 신한은행이 106%, 국민은행이 8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은행권이 이처럼 사회공헌비 확대에 나선 것은 문재인 정부의 생산적·포용적 금융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은행권의 사회공헌비 지출내역을 보면 서민금융 지원 규모가 2016년 197억원에서 2017년 3135억원으로 확대됐다. 은행들이 정부의 금융정책에 발 맞춰 사회공헌비 지출을 확대한 상황이다. 

여기에 금리인상에 따라 손쉬운 ‘이자 장사’로 돈을 벌고 있다는 국민의 불만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말 예금취급기관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3.18%에서 지난해말 3.35%로 증가했다. 은행들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7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거두어 들였다.   

아울러 은행권 채용비리, 최순실 인사청탁 문제 등 은행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사고가 계속된 점도 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을 부추겼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은행장들을 만나 “신뢰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 배경도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한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각각 3000만원과 4200만원의 사회공헌비를 지출했다. 같은 기간 두 은행은 1045억원, 8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