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여수 ‘다락휴(休)’... 숙소 넘어 '여행자 플랫폼' 가능할까

[르포] 여수 ‘다락휴(休)’... 숙소 넘어 '여행자 플랫폼' 가능할까

기사승인 2018-08-01 01:00:00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3시간을 지나 도착한 곳은 여수엑스포역이었다. 지난달 31일 폭염경보가 내린 무더운 날이었지만 워커힐 여수 다락휴(休)까지 이동하는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역에서 숙소까지 거리는 도보로 5분 거리였으며 아케이드가 있어 실제로 햇볕에 노출된 시간은 1~2분에 불과했다.

여수 다락휴는 숙박과 교통편의성, 그리고 여행자들의 정보 교류가 가능한 ‘여행자 플랫폼’을 추구하는 시설이다. 또한 빅오쇼, 아쿠아리움, 오동도 등 유명 관광 명소와 인접해있으며 여수시티투어버스 승차장, 여수엑스포여객선터미널과도 인접해 교통의 요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렌터카와의 연계를 통해 다락휴 컨시어지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 렌터카 대여와 반납을 가능케 했다. 체크인 또는 체크아웃 이후 차량을 수령·반납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이동했던 동선을 대폭 줄인 것이다. 이밖에 체크아웃 이후 주변 관광지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짐 보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곧바로 무인결제기(키오스크)가 있었다. 데스크 안내원을 통해 결제와 체크인이 가능했으며 키오스크에서도 결재가 가능했다. 실제로 안내를 맡은 관계자가 신용카드를 단말기에 넣고 객실번호를 누르자 결제가 완료됐다. 이후 객실정보가 담긴 영수증이 출력됐다.

다락휴 관계자는 “항시 근무자가 있으며 고객이 몰리거나 할 때를 대비해 키오스크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다만 키오스크가 데스크 옆에 바로 붙어있어 실제 고객이 몰렸을 때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데스크를 지나자 눈에 들어온 것은 다락휴가 지향하는 여행자 플랫폼의 핵심인 커뮤니티 라운지였다. 커뮤니티 라운지는 숙소에 묵는 고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며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카뮤니티 라운지는 총 50석으로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쥬스·토스트·시리얼·커피 등으로 구성된 조식이 제공된다. 또한 폴바셋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폴바셋 시그니처 커피를 제공한다. 여행자들이 직접 여수를 여행하면서 들린 장소와 소감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도도 마련돼있었다.

커뮤니티라운지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창가와 창가를 꾸민 조명, 그리고 라이브러리 공간이었다.

다락휴 관계자는 “커뮤니티 라운지는 자유로운 정보 교류를 원하는 여행자 성향을 분석해 도입한 시설”이라면서 “시간과 날씨, 분위기에 따라 조명의 조도·색 등을 조절해 가장 알맞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브러리 공간에는 300여권의 장서가 마련돼 조용한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숙소는 카뮤니티 라운지에서 계단을 통해 곧바로 이어졌다. 다락휴의 숙소는 총 56객실로 오션뷰 객실 5개, 스탠다드 객실 51개로 이어져있다. 스탠다드 1개 숙소는 장애인 전용이다.

숙소는 생각보다 넓어 가방이나 캐리어, 짐 등을 두고 휴식을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또 우려와는 달리 방음이 나쁘지 않았다. 실제로 휴대전화 볼륨을 최대로 올리고 노래를 재생했을 때, 옆 방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복도에서는 소리가 들려 예민한 숙박객의 경우 불편을 겪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성수기 기준 오션뷰 14만5000원, 스탠다드 12만50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비품 등은 아쉬웠다. 물이나 음료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작은 냉장고는 물론 면도기·칫솔 등 일회용품과 가운이 없어 편안한 휴식을 담보하기는 어려웠다. 샴푸와 바디워시는 있었지만 샤워볼이 없어 사실상 바디샤워를 활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다락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 편의를 극대화한 것은 장점이었다. 특히 ‘셀프 체크인’과 ‘셀프 체크아웃’이 돋보였다. 결제를 마무리한 고객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조명·온도 등을 사전에 조절할 수 있었다. 요즈음처럼 폭염이 심한 계절의 경우 에어컨을 미리 실행해 도착했을 때 곧바로 휴식을 취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밖에 어플리케이션 도어오픈 항목으로 객실 문 개·폐는 물론 블루투스 스피커 등 전 기능을 작동할 수 있었다.

‘숙박’이 아닌 ‘휴식’을 위한 고객을 위해 시간제 예약도 반영했다. 여수 다락휴는 20시간 또는 12시간을 이용하는 오버나이트 요금 2종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각각 3시간씩 나눠 이용할 수 있는 냅(Nap) 요금으로 세분화돼 소비자 선택 폭을 높였다.

다락휴 관계자는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곳은 없지만 강릉이라든지 양양 등 로컬 여행지로 선호되는 지역을 계속 찾아볼 생각”이라면서 “해안가 등 활용이 애매한 곳에 다락휴가 들어가는 식으로 공간을 살리고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숙박을 제공하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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