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4시간 걸리면서 부모님 집에서 서울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방을 얻어 살 수는 있겠지만, 월급이 크지 않은 이상 돈을 모으기 힘들더군요. 돈이 없어서 세대주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약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주택 세대주가 돼야 한다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요? 

#왜 이런게 이제 나왔나 아쉽습니다. 가입하려고 알아봤더니 가입 조건 중에 연령 제한에 걸리더군요. 가입조건을 완화하는 쪽으로 향후 흘러간다면 훨씬 활성화 되지 않을까 싶네요 

최근 파격적인 혜택으로 출시된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가입을 알아보던 27세 A씨와 30세 B씨는 이같이 말하며 아쉬워했다. 만 19세 이상 29세 이하 무주택 세대주 등의 가입조건 때문이다.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건 비단 이들뿐만이 아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청년 우대형 통장은 지난달 31일부터 국민, 우리 등 9개 시중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상품은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청약기능과 소득공제 혜택을 유지하면서 연 최대 3.3% 금리와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상대적으로 높높은 금리와 비과세 및 소득 공제에 청약 기능까지 있어 청년들이 임대 보증금이나 내 집 마련 종자돈을 만들 수 있는 안성맞춤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가입 대상은 19세 이상 29세 이하, 연 3000만원 이하의 소득이 있는 무주택 세대주로 국민·우리은행 등 주택도시기금 9개 수탁은행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무주택 세대주란 월세, 전세 등의 주거 형태를 의미한다. 현재 30세 미만의 국민들은 다수가 부모님 집에 함께 거주하는 세대원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가입 대상이 공개된 후 국민들은 ‘연봉 3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와 ‘만 19세 이상 29세 미만’이라는 조건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무주택 세대주가 되기 위해서는 월세나 전세를 살아야 하는데, 연봉 3000만원 이하로는 서울살이가 빠듯하기 때문에 무주택 세대주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LH토지주택연구원 진미윤 연구위원은 “국민임대나 다른 주택은 가구전원이 무주택이어야 조건에 해당되지만, 행복주택의 경우 자격요건이 가구단위가 아니라 개인단위로 기준이 적용된다”며 “청약통장도 부모와 같이 살아도 자격요건 판단은 개인단위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별 연령 제한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통일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토부는 한정된 재원을 놓고 가입요건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 연령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주택기금과 황윤언 과장은 “매년 진행하는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연령층 중 무주택 세대주가 약 122만명으로 집계됐다”며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거처럼 20대 무주택 세대주가 거의 없다거나 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정된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고민 끝에, 내 집 마련의 꿈이 가장 클 것이라고 여겨진 19세에서 29세를 타겟층으로 둔 것”이라며 “현재 기재부에서 청년의 범위를 당초 29세에서 34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청년 우대 청약통장도 단계적으로 가입조건을 완화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