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가입자 A씨는 “가입한 삼성생명 만기 환급형 즉시연금 상품은 금리가 떨어져도 2.5%의 연 최저보증이율만큼은 연금 지급을 보장하겠다는 설명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연 2.5%보다 적은 금액의 연금을 받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런 민원 제기로 촉발된 즉시연금 미지급 논란은 ‘제2의 자살보험금 사태’로 불리며 보험업계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2.5%의 연 최저보증이율만큼은 연금 지급을 보증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논란으로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업계의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만기 환급형 즉시연금이란 가입자가 보험료를 한꺼번에 전액 납부하면, 보험사가 그 돈으로 투자해 얻은 수익으로 매월 연금을 지급하고 만기에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주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지금까지 보험사들은 월 연금액에서 일정 금액을 사업비 명목으로 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했다. 하지만 매달 연금 지급액에서 사업비 등을 뗀다는 것을 약관에 명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이 제기됐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삼성생명을 대상으로 제기된 민원을 심사한 결과, 만장일치로 민원인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금감원은 같은 상품 가입자들도 일괄 구제해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생명, KDB생명 등 해당 보험사들 즉각 반발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민원 1건에 대한 결정을 전체 계약으로 확대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며 지난 ‘자살 보험금’ 사태처럼 장기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생명을 비롯해 20개 생보사는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에 관한 금감원 분조위 결정에 따라 총 7747억원의 보험금 및 지연 이자를 포함해 지급해야 한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이 42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서 한화생명 851억원, 교보생명 640억원 순이다. 중소형사인 KB생명 391억원,  KDB생명 249억원, 동양생명 209억원, 미래에셋생명 200억원, DGB생명 188억원, BNP파리바카디프생명 177억원, ING생명 125억원, ABL생명 119억원으로 1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밖에 처브라이프생명 86억원, 흥국생명 85억원, 하나생명 79억원, IBK연금보험 29억원, AIA생명 25억원, 신한생명 24억원, 푸르덴셜생명 4억원, DB생명 2억원 등 대부분의 생보사가 금감원의 일괄구제를 적용받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