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무인화 은행 창구...갈 곳 없는 노인·취준생

늘어나는 무인화 은행 창구...갈 곳 없는 노인·취준생

늘어나는 무인화 은행 창구...갈 곳 없는 노인·취준생

기사승인 2018-08-07 01:00:00

은행권이 예금 입·출금을 넘어 신규 상품 가입부터 상담까지 가능한 무인화 점포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은행권의 발 빠른 무인화 점포 고도화에 디지털 기기 이용이 미숙한 노인층의 금융 서비스 이용 장애와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 등은 최근 창구 직원을 대신할 바이오인증과 화상채팅 기능을 내장한 키오스크 기기 확대에 나섰다.

먼저 무인화 점포 고도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 성남시 판교 소재 알파돔시티 네이버 사옥에 디지털 키오스크와 ATM을 동시에 배치한 ‘무인화 점포’를 개점했다. 

해당 무인화 점포에서는 디지털 키오스크의 바이오인증과 화상상담 기능을 통해 통장신규, 카드발급, 인터넷뱅킹 신규 등 간편업무는 물론 예적금·투자상품 신규 등의 상담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사실상 기존 은행 창구에서 제공하던 대부분의 기능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시 중구 남산타운아파트 상가동에 이러한 무인화 점포를 오픈했으며, 이번 달 중 고려대학교 인근에 추가로 무인화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은행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키오스크 기기의 일종인 ‘스마트 텔러 머신(STM)’의 시연회를 가지고 이를 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강남역, 가산디지털종합금융센터 등 일부 영업점에서 STM을 시범 운영한 국민은행은 이를 8월 말까지 30여대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우리은행도 최근 동작구 노들역 인근에 키오스크 중심의 무인화 점포를 오픈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전국에 48대의 키오스크 기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설치 확대 검토 및 고객 사용 편의를 위한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은행도 이르면 하반기 셀프뱅킹 시스템과 바이오 인증, 화상상담 시스템 기능을 포함한 비디오텔러점포(VTM)를 도입할 예정이다. 

은행권이 무인화 점포에 속도를 내는 것은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라 기존 직원이 상주하는 유인 점포의 필요성이 떨어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기존 유인 점포를 무인화 점포로 전환하거나, 신규 점포 수요를 무인화 점포로 대체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비대면거래 증가로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은 줄어드는 반면 점표 유지를 위해 필요한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점포 효율화 차원에서 창구의 무인화가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점포 효율화 차원의 무인화 점포 확대에 따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층의 금융이용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실제 지방에 점포가 많은 농협은행은 농촌 노인층의 이용 문제를 비중있게 반영해 무인점포 고도화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노인층이 많은 농촌 점포가 무인화 됐을 경우 이들에게 금융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노인층의 이용 문제를 비중있게 고려해 점포 무인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점포 무인화가 진행된다면 지방보다는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점포 무인화가 확대됐을 경우 감소하는 일자리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은행권의 지난 3월 말 총 직원은 10만8927명으로 2015년 3월 말에 비해 9725명(8.2%) 감소했다. 은행권에서는 점포 무인화가 은행권의 일자리 감소를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무인화 점포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 급격한 무인화 점포 확대는 은행 일자리 감소와 함께 기존 은행원들의 업무부담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는 금융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결과룰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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