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에서 복귀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본격적인 하반기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이들은 짧은 재충전의 시간을 마치고 하반기 디지털·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4대 금융지주 수장 가운데 가장 먼저 휴가를 마치고 현업으로 복귀했다. 윤 회장은 지난달 넷째 주 일주일간 국내에서 휴가 기간을 보냈다.
휴가에서 복귀한 윤 회장은 하반기 KB금융의 2018년 경영전략인 ‘레이스(RACE) 2018'의 완성을 통해 리딩금융그룹의 자리를 굳건히 할 계획이다.
‘RACE 2018’은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자산운용, 캐피탈을 필두로 계열사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기술의 내제화와 함께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확충하겠다는 내용이다. KB금융의 해외 진출 역시 중요 과제로 담겨있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하반기 블록체인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그룹의 신성장동력 확충과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22% 인수로 시작된 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에 나선다. 또한 계열사 간의 연계 채널을 강화하고 그룹에 다양한 에자일 조직 도입도 추진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서울 근교에서 1~5일까지 휴가를 보내고 일터로 돌아왔다, 조 회장은 복귀 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완성에 매진한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 그룹의 장기성과 달성에 집중하겠다는 그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실행을 위해 하반기 조화로운 성장을 통한 그룹 가치 극대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해외사업 현지화), 디지털 신한으로 업그레이드, 신한문화의 창조적 계승·발전 등 네 가지 전략이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특히 조 회장은 하반기 글로컬라이제이션에 무게를 두고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금융투자, 생명보험 등 비은행 그룹사들의 글로벌 신규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아직 휴가에서 복귀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오는 10일 휴가에서 복귀한다. 다만 김 회장은 휴가에 앞서 하반기 경영 구상을 마쳤다. 김 회장 역시 농협금융의 디지털화와 글로벌화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하반기 과거 IT 센터가 자리했던 서울 양재동 건물을 그룹 디지털 센터로 꾸며 핀테크 업체와 내부 인력이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과 한 번의 앱 인증으로 전 계열사 자동 로그인되는 통합인증 체계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 진출을 위해 중국 공소그룹, 미얀마 투(HTOO)그룹 등 기존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계열사의 핵심역량을 결집해 그룹형 해외 진출에 나선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경우 아직 휴가를 떠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김 회장은 아직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김 회장은 회사에 남아 향후 경영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에 남은 김 회장도 일단 하반기 하나금융의 디지털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하반기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데이터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김정한 부사장을 CDO(최고데이터책임자)에 선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체계적인 금융 데이터 관리·활용과 그룹 관계사 간 협업을 통해 데이터 기반 경영을 지원하고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은행장 가운데 허인 KB국민은행장도 4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현업으로 복귀했으며,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8일,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10일 휴가에서 돌아온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김정태 회장과 함께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고,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이번 주를 휴가 일정으로 잡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