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오는 17일 북한을 방문한다. 그동안 채용비리와 최순실 사태로 언론에 노출을 꺼리던 김 회장이 대형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로 한 것. 김 회장이 언론에 노출을 감수하면서 까지 방북 길에 오른 것은 하나금융의 축구 사랑과 관계가 있다.
13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김 회장과 하나금융 임직원 10여명은 이날부터 3일간 평양을 방문한다. 18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과 하나금융 임직원들은 대회 결승전과 시상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방북은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후원사 회장 자격으로 성사됐다. 하나금융은 이번 대회 후원 뿐만 아니라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계약을 통해 2020시즌까지 공식 타이틀 스폰서로서 K리그도 후원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축구사랑은 주력 자회사인 KEB하나은행을 중심으로 1998년부터 시작됐다. KEB하나은행은 1998년부터 대한민국 축구국가팀을 20년간 후원해 왔다. 여기에 프로팀과 아마추어팀이 모두 참가하는 국내 FA CUP을 18년간 지원했으며, K리그 올스타전 역시 2012년부터 4년간 후원했다.
여기에 러시아월드컵 기간에는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을지로입구역 하나은행 본점 1층에 'KEB하나 축구놀이터'를 마련하는 정성도 보였다. 이는 스크린축구존, 축구퍼팅게임존, ‘FIFA 온라인4’ 게임부스, 축구국가대표팀 포토존 등 재미있는 부스를 통해 국민의 축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려 보겠다는 하나금융의 복안이었다.
이러한 축구사랑은 대한축구협회도 인정한 부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12월 ‘2017 KFA 시상식’에서 한국 축구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기리고자 ‘대한민국 축구 공헌 대상’을 제정, 하나금융을 대표해 김 회장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김 회장은 당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하나금융그룹이 작은 힘을 보태면서 한국 축구와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 축구가 더욱 발전해 국민들에게 더 큰 감동과 행복을 전해 주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나금융의 이같은 축구사랑은 결국 김정태 회장의 방북 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당초 김 회장은 채용비리 등으로 조직이 시끄러운 만큼 방북에 조심스러운 태도였으나, 그간 대한민국 축구를 물심양면 후원해온 입장에서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협회 등에서 후원사로서 참여를 부탁해 왔다”며 “당초 참여가 불투명 했으나 대한민국 축구의 활성화를 위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