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ING생명’ 인수에 불어오는 금융권 M&A 바람

신한금융 ‘ING생명’ 인수에 불어오는 금융권 M&A 바람

기사승인 2018-08-17 05:00:00

신한금융지주의 ING생명 인수가 가시화 되면서 금융권에 새로운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는 리딩금융그룹 굳히기에 나선 KB금융과 지주사 전환에 나선 우리은행의 M&A 필요성을 자극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하기 위한 막판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거래에 합의한 상황에서 2조원 초반대 가격을 두고 막판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14일 ING생명 인수에 대해 “9개월을 기다려왔는데 지나온 시간 보다는 남은 시간이 짧을 것이다. 워낙 복잡한 변수가 많고 디테일에 따라 변수가 있겠지만 방향은 정한대로 간다”며,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진입했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KB금융, 위태로운 업계 1위 자리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로 가장 인수합병 수요가 커진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앞서 LIG손보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신한금융을 밀어내고 순익·자산 기준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금융의 순익은 1조9150억원으로 업계 1위 규모다. 신한금융은 1조7956억원으로 KB금융과 1194억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자산 규모로 봐도 KB금융이 463조원, 신한금융이 453조원으로 KB금융이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ING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836억원으로, 신한금융이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할 경우 신한금융의 순익은 1086억원 늘어난다. KB금융과 순익 격차인 1194억원 보다 108억원 적지만 인수합병에 따른 시너지와 완전 자회사화를 고려하면 신한금융의 순익이 KB금융을 넘어선다.

여기에 자산규모에서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ING생명의 상반기 기준 자산 규모는 31조원으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자산 격차 10조원을 크게 상회한다. 이는 결국 KB금융이 업계 1위로 누렸던 고객 대상 프리미엄과 금융 대장주 프리미엄을 상실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KB금융이 업계 1위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M&A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KB금융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생명보험 분야가 취약한 점도 이러한 KB금융의 M&A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후 일류와 이류 갈림길

지주사 전환을 준비중인 우리은행도 M&A 필요성이 높은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지주사 전환과 함께 업계 선도 금융사로 도약 또는 중위권 금융사로 잔류의 갈림길에 놓여 있어 대형 M&A의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익과 자산은 각각 1조3059억원과 374조원이다. 상반기 업계 2위인 신한금융과 순익에서 4897억원, 자산에서 79조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로 각각 5983억원과 110조원으로 차이가 늘어난다.

따라서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과 함께 대형 M&A를 통해 이러한 격차를 좁혀야 하는 입장이다. 일단 우리은행은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회사 등 소규모 M&A를 통해 지주사로 전환하고, 향후 증권사나 보험사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겠다는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등을 시작으로 M&A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KB금융과 우리은행의 M&A 걸림돌은 매물이다. KB금융과 우리은행의 자산 규모에 걸맞는 대형 금융사 매물을 시장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현재 시장에 매각설이 나오는 대형 금융사로는 동양생명 등이 있다. 이밖에 ABL생명과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으나 KB금융 및 우리은행과 시너지를 창출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다른 경쟁사와 수익차이를 벌리기 위해서는 몸집 불리기에 나서야 한다”며 “금융사의 수익은 결국 규모에서 승부가 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