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위원회가 ‘끼워넣기’ 식 일정으로 해외 출장 시 예산을 낭비하고 업무용 차량을 간부 전용차량으로 쓰는 등 방만 경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금융위원회 종합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신복위는 지난 2016년 7월과 2017년 7월 두 차례 영국 출장을 일정 없이 진행하면서 이틀에 걸쳐 같은 사람을 1시간씩 면담했다.
또한 해외 연수는 대부분 현지 도착 이후에 지역 답사 및 사전 준비를 하거나 면담 자료 정리 일정을 추가해 1~2일을 체류하는 등 예산을 썼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근거 없이 해외연수에 지급된 통역비는 770만원이다.
업무용 차량은 사전 승인을 받아 근무시간에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신복위는 차량 8대 중 3대를 사무국장과 본부장 전용차량으로 지원했다. 또한 별도 운전대행서비스 계약을 맺고 500만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했다.
신규사업 추진하려면 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신복위는 절차 없이 예산 전용을 통해 추진하는가 하면 업무협의 내용 및 구매 내역도 없이 대외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경우도 있었다.
사무국장과 본부장 보수도 위원장이 결정했다. 이밖에 채무조정 기간 중 여유 자금이 생겨 예상보다 변제금을 빨리 갚은 성실 상환자가 소액대출 신청 시 선납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높은 금리를 적용한 것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금융위원회는 5개 분야 14건에 기관 주의·개선요구 등 처분을 내리고 2개월 이내에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신복위 예산은 2016년 416억원에서 지난해 454억원으로, 올해는 493억원으로 늘었다.
신복위 관계자는 “해외 일정에서 현지 기관과 일정을 맞추다보니 하루나 이틀을 더 머물렀을 뿐 예산을 낭비한 건 아니다”며 “통역비나 업무차량도 규정상 미비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