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철로 접어든 요즘 갑자기 두피 가려움, 비듬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지루성피부염’을 의심해보자. 건조한 날씨와 급격한 일교차가 나타나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두피에 염증이 생기기 쉽기 때문. 그중 ‘비듬’은 두피에 염증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증상 중 하나이다. 비듬에서 더 진행되면 모낭염, 진물, 가려움증,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를 방치하면 모발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비듬이 생겼다면 효과적으로 두피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양원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과음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비듬은 인체 피부 진균(곰팡이)인 말라세지아(Malassezia restricta)에 의해서 생기는데,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 말라세지아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말라세지아는 대표적인 비듬 유발균으로, 다른 병원성 진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피의 피지를 분해하는 효소 유전자를 많이 갖고 있다. 비듬은 이로 인해 두피 상피세포층의 각질층 형성이 비정상적으로 촉진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연피리치온(Zinc pyrithione)’이 함유된 비듬 개선 샴푸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최근 이 교수와 중앙대 시스템생명공학과 정원희 교수 연구팀이 기능유전체 분석 기법을 이용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아연피리치온’에서 말라세지아 진균에 대한 항진균 활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시중에서 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비듬 개선 샴푸에는 1~2%의 아연피리치온이 함유돼 있다”며 “연구 결과, 이연피리치온이 말라세지아 진균 세포 내에 아연을 과도하게 축적시켜 진균에 독성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말라세지아 진균이 인체 두피에서 생존해 병원성을 띠는데 필수적인 ‘지질 분해 효소의 발현’을 억제시키면서 진균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것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듬은 외관상으로도 환자들이 고충을 호소하는 증상이다”라며 “항진균제 성분이 들어가 있는 샴푸를 이용해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비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환자 스스로도 잠을 잘 자는 등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