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관의 기관장을 비롯해 상임·비상임이사 35명 가운데 21명이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금융기관에 낙하산 인사를 통해 관치금융을 펼치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도라는 지적이다.
바른미래당은 4일 각 상임위별 소속 및 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비롯한 상임·비상임 이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 ‘공공기관 친문 백서 : 문재인 정부 낙하산·캠코더 인사현황’을 발표했다.
백서를 보면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6곳의 금융공기관 기관장 및 상임·비상임이사 35명 가운데 21명이 캠코더 및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먼저 산업은행은 총 8명의 임원 가운데 이동걸 회장과 양채열·김남준·이윤 사외이사, 서철환 감사 등 5명이 캠코더 및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특히 산업은행의 캠코더 인사 비율은 71%에 달해 6개 금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동걸 회장의 경우 문재인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서, 양채열과 김남준 사외이사, 서철환 감사는 대통령 직속기구에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윤 사외이사는 이동걸 회장과 같은 산업연구원 출신으로 함께 근무했다.
기업은행은 6명의 임원 가운데 김정훈 사외이사만 캠코더 인사로 지목 당했다. 김정훈 사외이사는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전문위원 겸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후보를 공식 지지한 바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7명의 임원 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국무조정실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윤대희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정책실장 출신인 최상현 비상임이사가 캠코더 인사로 분류됐다.
예금보험공사는 6명의 임원 가운데 김용기 비상임이사가 캠코더 인사로 지목됐다. 그는 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출신이다.
자산관리공사는 16명의 임원 가운데 엄광섭 감사, 청경미·제정부·이유태·박성현 이사 등 6명이 캠코더 및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엄광섭 이사는 행정부, 천경미 이사는 전 최흥식 금감원장과 같은 하나은행 출신 낙하산으로 분류됐다. 제정부·이유태·박성현 이사는 부산에 연고를 둔 인물로 지역 안배에 따라 선임된 것으로 지적됐다.
주택금융공사는 13명중 6명이 캠코더 및 낙하산 인사로 조사됐다. 이정환 사장은 부산시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으며, 이동윤 상임감사는 문재인 대통령후보 부산시선거대책위 대외협력단장이였다. 김민호 부사장은 한국은행 퇴임 관료 출신이며, 손봉상 비상임이사는 노무현재단 위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최동원 비상임이사는 하나은행 지점장 출신으로 금융위 추천을 통해 선임됐으며, 조민주 비상임이사는 문재인후보 국민주권 부산선대위 공동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아울러 노무현 정부 대통령 경호처 경호본부장 출신인 수출입은행 조용순 감사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유세지원본부 공동단장 출신인 한국조폐공사 곽성열 비상임이사, 더민주정책위원회 부의장 출신인 정균영 조폐공사 상임감사도 캠코더 인사로 분류됐다.
바른미래당은 이에 대해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에는 최상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정책실장을 비상임이사로 임명하였고,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이정환 사장을 비롯하여, 상임감사에 이동윤, 비상임이사에 손봉상, 조민주씨를 임명했는데 이들 모두 더불어민주당 부산 선대위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금융기관과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낙하산 투하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도록 하고, 관치 금융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며 “오늘 발표한 친문백서를 기초로 각 상임위의 국정감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新적폐를 철저히 따지고, 무능한 임원의 경우는 퇴출시킬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 동안 340개의 공공기관에서 1651명의 임원이 임명되었으며, 1651명 중 365명이 이른바 캠코더 인사인 것으로 밝히고 있다. 특히 365명 중 94명은 기관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