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에 이어 함영주 하나은행장까지 해외 IR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연초 5만4000원을 넘어가던 주가가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로 4만3000원대 까지 떨어진 영향이다.
5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함영주 하나은행장 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9월 첫째 주 해외 출장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함 행장이 지난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4일간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으로 해외출장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정태 회장을 대신해 비공개 해외IR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함 행장의 해외출장에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지난 2일까지 열흘간 미국 현지에서 IR을 진행했다. 김 회장은 미국에서 현지 투자자들을 만나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에 이어 함 행장까지 나선 하나금융의 연이은 해외 IR행사 개최는 이탈하는 해외 투자자들을 막고 새로운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다.
하나금융의 올해 1월 외국인 보유 비중(시가총액 기준)은 74%대를 유지했다. 이후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9월 71%대 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20%가 넘는 주가 하락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KB금융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같은 기간 상승하고, 신한금융 역시 변동이 1% 미만인 점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의 외국 투자자 이탈이 뚜렷한 것을 알 수 있다.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은 결국 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3개 금융지주 가운데 같은 기간 주가가 20% 넘게 빠진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했다.
여기에 김 회장과 함 행장이 해외IR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하나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이탈 원인 가운데 그룹 경영진이 개입된 채용비리나 지배구조 문제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주가가 다른 금융지주 대비 많이 빠지기는 했다. 하나금융을 두고 이슈화된 지배구조나 채용비리 문제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금감원과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만큼 주가 반등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