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옛 ING생명 품고 아시아 1위 향해 뛴다

신한금융, 옛 ING생명 품고 아시아 1위 향해 뛴다

기사승인 2018-09-06 01:00:00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2단 로켓을 점화해야 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일 강조한 도약을 위한 2단 로켓이 발사됐다. 신한금융은 5일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로 두 번째 도약의 로켓을 쏘아 올렸다. 2007년 LG카드 인수 이후 11년 만에 추진된 ‘빅딜’로 신한금융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데 필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신한금융은 5일 오전 7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MBK파트너스(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7400원, 총 2조 298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사회 결의 직후 조 회장과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됐다. 신한금융은 매수자 실사, 추가 협상 등을 거쳐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도약의 발판,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조용병 회장은 그동안 금융사 간의 국내외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신한의 순익 증가를 이끌어 낼 해법은 ‘원 신한(One Shinhan)’에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룹사 간의 협력을 통해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에 없던 금융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다만 조 회장의 원 신한 전략을 완성해 나가는 데 신한금융의 생명보험 부분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신한생명의 업계 시장 점유율이나 순익 및 자산 규모 등이 다른 그룹사와 시너지를 창출하기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700억원으로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의 3.9%에 불과하다. 비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3355억원(15.7%)과 1827억원(10.2%)의 순익을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다. 

신한금융은 이번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그룹내 생명보험 분야의 순익 비중을 10%대로 끌어올리고, 은행과 생명보험 분야의 협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시장점유율도 4%대에서 8%대로 2배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던 신한카드가 카드업 불황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수익의 은행 쏠림 현상도 완화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생명보험업은 국내 금융시장의 성숙도와 인구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안정된 성장이 기대된다”며, “이번 인수로 그룹의 생보 사업라인 강화를 통해 현재 은행·카드 중심의 그룹 사업포트폴리오의 균형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1위 도전, 국내 1위로 본격화 

신한금융의 아시아 1위 도전은 신한금융의 국내 업계 1위 탈환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재작년까지 9년간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온 신한금융은 지난해 업계 1위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신한금융의 업계 1위 탈환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순익은 1조7956억인 반면 KB금융은 순익 1조9150억원을 기록해 KB금융이 1194억원 앞섰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이러한 격차는 한 순간에 좁혀진다. 

오렌지라이프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836억원으로 지분법을 반영할 경우 1085억원의 신한금융 순익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익은 1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다만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창출될 시너지와 향후 진행될 100% 자회사화를 고려하면 신한금융의 순익 1위 탈환은 예고된 상황이다. 여기에 자산규모 면에서는 오렌지라이프(31조원) 인수로 신한금융의 총자산이 484조8195억원으로 늘어나 현재 자산 규모 1위인 KB금융(463조3374억원)을 바로 뛰어넘는다. 

신한금융은 국내 업계 1위 프리미엄 탈환을 통해 국내 시장을 탄탄히 하고 2020 SMART Project를 통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관건은 ‘1+1=3...’ 만드는 시너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금융사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신한금융의 전략에 탄탄대로만 깔려 있는 것은 아니다. 오렌지라이프의 100% 자회사화와 오렌지 라이프의 중복사업 구조조정,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화학적 통합 등 다양한 과제도 남아있다. 

특히 신한금융이 당분간 오렌지라이프를 신한생명과 통합하지 않고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시너지 창출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이번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당분간 별도의 인수합병이 어려운 점도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의 시너지 창출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이 대형 M&A를 통해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한 만큼 오렌지라이프와의 시너지 창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신한생명은 텔레마케팅(TM)채널과 신한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채널에 강점이 있고, 오렌지라이프는 전속설계사 채널에 강점이 있다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가라 앉히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한금융은 조흥은행, LG카드, 굿모닝증권 등 대형 금융사 M&A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이 있다. 대형 금융사를 인수한 후 ‘승자의 저주’ 없이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합병하는 데 대해 충분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이번 오렌지라이프 인수 시에도 조직간 유기적인 화합을 이끌어 내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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