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동대문구) 어딜 가든 매물은 없을 겁니다. 아직 개발이 잘 이뤄지지도 않은 회기나 이문동도 집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면 말 다했죠.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투기지역을 지정했지만, 현실은 집값상승에 거래절벽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 동대문구 부동산중개업소)
“이번에 지정된 신규 투기지역은 이미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돼 있는 곳이라 투기지역 지정에 따른 압박과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었어요. 서울에 직장이 몰려있으니까 수요는 넘쳐나는데, 이를 규제하려 하니까 집값이 치솟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겁니다” (서울시 동작구 부동산중개업소)
최근 투기지역으로 새로 지정된 서울 동작·동대문·종로·중구 일대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집값상승과 거래절벽 현상에 대해 이미 예상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주택시장은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히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규제 정책으로는 집값 상승세를 누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연일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투기지역이 되면 주택담보대출이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는 등의 규제가 가해지지만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찾기 힘든 이유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동작구의 아파트값(지난달 27일 기준)은 앞서 투기지역 지정 소문이 돌면서 지난주 0.80%에서 0.65%로 오름폭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종로구는 지난주 0.23%에서 0.25%, 중구는 0.30%에서 0.35%로 각각 오름폭이 확대됐다. 동대문구는 0.34%로 지난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동대문구 한 중개업소는 “당초 투기지역 지정 목적은 과열되는 집값을 미리 막기 위함이지만, 지금 시장에서 투기지역은 오히려 투자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수요가 몰리고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중개업소들은 투기지역 지정 자체가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종로구와 중구의 경우 주거지역이 아닌 도심부인 상업지구에 해당하는데 주택 관련 규제가 가해졌기 때문이다.
중구 중개업소는 “종로구나 중구는 거래하는 주 물건이 상업임대나 매매고, 이 경우 가격은 전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며 “다만 투기지역으로 규제하려는 대상은 주택인데, 아파트가 많이 없는 상업단지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건 조금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경복궁 뒤편에 주택의 경우 최근 몇 년 새 오름세를 보였지만, 다른 지역에 비하면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닌데 너무 규제를 위한 지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