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서비스 이용이 미숙한 노인층을 위한 은행권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거래 채널이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모바일 이용이 미숙한 노인층을 위한 지원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0대 이상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5.5%에 머물렀다. 20대(74%), 30대(71.8%), 40대(61.2%)와 비교하면 60대 이상에서 모바일 뱅킹 이용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60대 이상 노인층의 모바일뱅킹 이유가 저조한 것은 주로 모바일 뱅킹의 복잡성과 이용 미숙에 원인이 있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금융거래를 완료하기까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층이 이를 모두 마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노인층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먼저 가장 대표적인 것은 ‘큰 글씨’ 서비스다. 이는 낮은 시력에서도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메뉴의 글씨를 확대한 서비스로, 현재 대부분의 은행에서 모바일 뱅킹 서비스에 ‘큰 글씨’ 서비스를 도입한 상태다.
하나은행은 ‘1Q뱅크’, 우리은행 ‘원터치개인’, 농협은행은 ‘NH뱅크’와 ‘올원뱅크’에서 모두 큰 글씨 서비스를 적용 중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노인층을 위한 전용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골든라이프 뱅킹’과 ‘미래설계 for you'를 선보이고, 큰 글씨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시니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골든라이프 뱅킹의 경우 인터넷뱅킹 가입, 공인인증서 만들기, 송금 과정 등을 동영상으로 제공해 노인층의 이용을 돕고 있으며, 미래설계 for you는 금융서비스는 물론 여행, 건강, 일자리, 반려동물 정보, 문화행사 초청 등 비금융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은 모바일 뱅킹 이용에 설명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한 전용 상담 전화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객이 상담을 신청할 경우 ARS메뉴선택 없이 바로 상담직원과 연결되며, 농협·하나은행은 친근한 호칭과 쉬운 용어로 천천히 상담을 진행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어르신들을 직접 방문해 디지털 금융서비스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은행도 있다.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60∼80대 어르신들 100명을 모아놓고 디지털 금융교육을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시니어 금융교육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거래가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거래 중심의 시니어 고객은 여전히 은행의 중요 고객”이라며 “시니어 고객의 은행 서비스 이용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