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는 시작했지만, 잡음 많은 상도유치원 붕괴현장

철거는 시작했지만, 잡음 많은 상도유치원 붕괴현장

기사승인 2018-09-10 07:00:00

신축건물을 짓기 위한 터 만들기 중 폭우 등으로 난데없는 붕괴위기에 처한 서울상도유치원의 철거작업이 9일 오후 2시를 넘겨 시작됐다. 서울 동작구청은 10일 오후 6시까지 기울어진 부분에 대한 철거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잡음은 계속됐다.

9일 오전 구청은 사고 현장 인근에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철거계획에 대해 브리핑했다. 일단 기울어진 부위만 철거하고 나머지 건물은 다음달까지 ‘정밀 안전진단’을 받아 그 결과에 따라 잔여건물의 조치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122명에 달하는 유치원 원아들의 교육은 정규반과 방과후 반으로 나눠 방과후 교육반은 10일부터 돌봄교실을 활용해 이뤄지고, 정규반은 17일부터 상도초등학교 건물에서 교과 전담교실을 이용해 교육이 재개할 예정이다. 아이들의 등원은 별도 우회로 없이 정문으로 하게 된다.

남궁용 동작구청 안전건설교통국장은 “학부모가 원하면 인근 국공립유치원으로 옮길 수 있다. 교육청에서 최대한 빨리 정상적으로 원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상도초등학교도 철거로 인해 10일 휴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9일 철거작업은 2시간가량 지연됐다. 당초 1시에 시작하기로 했던 작업은 2시 15분에야 시작할 수 있었다. 구청이 주변 시민들에게 철거 작업에 대해 사전에 알리지 않아 주민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철거가 증거인멸처럼 여겨져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거를 위해 흙을 쌓고 다지는 압성토 작업과 압쇄기(붐 크러셔)를 이용해 기울어진 잔해를 뜯어내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소음과 분진이 심해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라 오후 4시경에도 1시간가량 작업이 멈췄다. 

이에 구청은 철거결정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공사 여건상 방진막을 멀리 설치하고, 기울어져있는 현장의 특성상 물을 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진과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압쇄기를 활용했음에도 일부 불편을 야기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물을 뿌려가며 작업을 재개할 것을 약속했다.

유치원 측이 공사전후 수차례 공사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사고 하루 전에는 건물 균열 등 이상 징후를 구청에 알렸음에도 이를 무시했다거나 상세한 설명을 듣지 못한 점, 공사 인허가 과정에서 지하안전영향평가 의무화 하루 전에 접수했다며 평가대상에서 제외한 점 등에 대해서도 구청은 주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한편, 철거는 오늘 6시경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상부 건물을 주저앉힌 뒤 잔재와 하부 건물을 철거하고, 13일까지 철거 잔해를 반출할 계획이다. 잔여건물에 대해서는 시설물안전법 상 정밀안전진단결과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유치원생 학부모들은 10일 오후 7시 경 상도초등학교에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 자리에 구청 관계자를 비롯해 시공사, 구의원 등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고, 붕괴에 대한 원인과 아이들의 교육 등에 대한 향후 계획, 사고와 관련된 책임소재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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