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1주 앞둔 가운데 건설사들이 협력업체들에게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있다. 상여금 지급 등으로 인한 협력업체들의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이에 반해 일부 건설사는 추석 명절과 상관없이 기존 지급일에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현장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협력사에게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하고 있다.
우선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협력사에게 대금 2356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이같은 협력사 대금 조기지급은 지난 추석, 올 설 연휴에 이어 세 번째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노임상승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펀드 조성액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의 우대금리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지속적인 상생협력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협력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500여 협력사를 대상으로 납품대금 1000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연휴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협력사와 상생협력 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도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에게 미리 대금을 지급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추석을 맞아 통상 월말에 지급한 대금을 10일 정도 일찍 지급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도 “기존에 대금 지급일에 지급해야하는 금액은 이미 전달한 상황”이라며 “크진 않지만 추석 전 주까지 금액을 산정해 추가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추석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급지급일을 고수하는 곳도 있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협력사 대금 조기지급을 두고 내부 회의 중에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추석 전에 협력업체들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내부 회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과 GS건설, 대우건설은 협력사 대금 조기지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금전적 지원보다는 상생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것.
대림산업은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를 위한 상생협력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1차 협력사에서 부담하고있는 하도급대금 상생결제시스템 이체수수료를 전액 지원한다. 하도급대금 상생결제시스템은 원청사가 1차 협력사의 계좌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면,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게 지불해야 할 대금이 2·3차 협력사에게 직접 지불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2014년 하도급대금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해서 노무비뿐만 아니라 자재, 장비비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며 “협력사와의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장기적 차원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함께 동반성장 금융지원 협약을 실시하고 있다. 협약은 대우건설(80억)과 산업은행(200억)이 함께 펀드를 조성하여 협력업체에는 인하된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금지급보다는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셈이다.
SK건설도 비즈파트너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동반성장 대여금 규모를 300억원으로 늘리고, 115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GS건설의 경우 금융지원보다는 협력업체 현장소장을 대상으로 업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협력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도 안전교육, 하도급법 및 노무관리 등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