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브로커들에 의한 국내기업 상표 도용으로 인한 피해액이 2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특허청에서 전달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표 무단선점은 2014년 11월 모니터링 시작 이후 143건, 2015년 683건, 2016년 406건, 2017년 584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7개월만에 551건의 무단선점이 발생했다.

피해액 250여억원은 중국 내 상표거래사이트에 게재된 판매가격인 6만위안으로 가정해 추정했다. 해외진출지연과 법적 소송 다툼 등 유·무형 피해를 포함할 경우 실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브로커에 의한 상표 무단선점 문제가 과거 개인에서 기업·전략적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로커들은 법인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해 무단선점 활동을 은닉하거나 유사상표나 다른 상품에 출원하는 등 방법을 다양화하고 있다.

중국 상표 브로커에 무단 선점된 한국 상표로는 신포우리만두, 돈치킨, 네이처리퍼블릭, 김밥천국, 설빙, 파리바게트, 굽네치킨, 횡성한우, 아모레, 풀무원 등이다.

국내기업 상표를 10개 이상 무단선점해 정부가 중점 관리하는 중국 내 브로커만 36개에 달했으며 전체 2367건 중 75%인 1765건을 조직적으로 선점하고 있었다.

정부 역시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3월 ‘공동방어상표 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9월 기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원사 1007곳 중 불과 1곳에서만 이용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가장 상황이 심각한 중국에서조차 공동방어상표를 등록하는 행정적 절차도 마치지 못한 상황”이라며 “중국 상표 브로커가 공동방어상표까지 도용했을 때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