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횡령 및 유용으로 인한 시중은행 금융사고액이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은행의 경우 횡령 및 유용 사고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17개 은행의 횡령 및 유용 건수는 64건, 사고금액은 97억522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사고금액의 66.4%(64억7420만원)를 회수했고, 32억6900만원을 아직까지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회수금의 대부분은 하나은행(18억6500만원)과 우리은행(10억3500만원)에 집중됐다.
해당 은행은 미수회금에 대해 구상권 청구 및 고발조치 등을 하고 있지만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고유형은 대부분이 시재금 및 고객예금 횡령으로 확인됐다. 시재금은 시중은행이 고객 예금을 대출하고 남겨 놓은 현금으로, 영업점(은행) 금고 속에 있는 금액을 말한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횡령 및 유용 건수가 16건(37억5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12건·16억8000만원)과 KEB하나(9건·27억7740만원), 농협(8건·2억1510만원), 국민(7건·7970만원) 등 주요 시중은행이 전체 68.8%(44건)를 차지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3건·1억8300만원)과 기업은행(2건·1억7600만원)은 총 5건의 횡령 및 유용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또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한건도 없는 것과 대비된다.
외국계 은행 경우 SC제일은행이 3건의 횡령·유용 사고가 일어났다. 또다른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방은행 중엔 전북은행과 대구은행이 1건씩 횡령 및 유용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금액은 각각 2억5300만원, 7900만원이다.
특수 은행인 수협은 2017년 2건, 2억5000만원의 횡령 및 유용 사고가 적발됐다.
이학영 의원은 “KEB하나, 신한, 국민, 우리 등 4대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 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에서도 꾸준히 횡령 및 유용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은행의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사전 예방 중심의 선제 특별감사 등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관련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