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케이뱅크 ‘인력 부족’ 호소… 노조 설립 목소리 솔솔

카카오·케이뱅크 ‘인력 부족’ 호소… 노조 설립 목소리 솔솔

기사승인 2018-10-02 04:00:00

은산분리 규제 고개를 넘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내부에서 노동조합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높은 노동 강도에 직원들의 피로감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지난해 7월과 4월 출범한 이후 아직까지 노동조합을 두고 있지 않다. 출범 1년이 넘었지만 노동조합 없이 무노조 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내부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한 배경은 출범 초기인 회사에 할 일은 넘쳐나는데 처리할 인원은 부족한 ‘인력 부족’ 현상이 만성화되고 있어서다.

카카오뱅크 한 직원은 “회사 직원들은 현재 1인 2역을 넘어 3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 매일 야근은 기본이며 주말에도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면서 “지금은 회사가 출범한 초기이기 때문에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다들 일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카카오뱅크의 전체 직원 수는 550여명으로, 이들이 10조원이 넘어가는 전체 자산을 운영하며 7조원이 넘어가는 여신을 관리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1인당 127억원이 넘는 대출을 관리하고 있는 셈.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필요한 인원을 모두 확충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1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흑자전환을 은행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이러한 인력부족 현상은 마찬가지다. 케이뱅크의 여신규모는 1조원으로 카카오뱅크 보다 적지만 300여명의 직원이 이를 모두 관리하며, 각종 프로모션과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3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두 은행의 인력 부족 현상이 1년을 넘어 2년이 되도록 지속되면서 직원들의 불만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이에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의 필요성이 직원들 사이에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것.

카카오뱅크 한 직원은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노조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지금과 같은 노동 환경이 고착화되기 전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노조는 조합결성인원 2명과 노동조합규약을 작성해 해당 관청에 신고하는 것만으로 설립이 가능하다. 만약 사측이 노조 설립을 방해하는 부당 노동행위에 나설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할 경우 전국단위인 전국금융노동조합이나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가입 여부는 자율 선택 사항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두 은행이 노조를 설립해 연합을 원할 경우 원하는 전국단위 노조에 가입을 신청하고 심사를 통해 가입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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