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항소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는 5일 신 회장의 최순실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와 롯데그룹 경영비리 혐의 등에 대해 병합 선고를 내린다.

앞서 신 회장은 1심에서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징역 2년6개월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

검찰은 2심에서 신 회장에게 두 혐의를 합쳐 징역 14년과 벌금 1000억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한 상태다.

이번 항소심은 최순실 관련 뇌물 혐의가 쟁점이다. 1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2015년 11월 상실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다시 받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출연했다고 판단하고 ‘제3자 뇌물죄'를 인정했다.

이에 신 회장은 1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면세점 특허 재취득에 대한 청탁을 한 바 없으며 K스포츠재단 출연은 단순한 공익재단 지원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안종범 전 청와대경제수석이 2016년 2월 29일 신 회장에게 “대통령이 만나길 원한다”고 메시지를 보낸 정황 등, 박 대통령 측이 독대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변수’가 될 여지가 남은 상황이다.

또한 신 회장과 면세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던 안 전 수석이 재판에서 이를 번복한 것도 있다. 안 전 수석은 지난 7월 2일 2심 공판 증인심문에서 “신 회장과의 오찬 자리에서 면세점 특허에 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진술도 사실과 다른 것이 확인됐다. 앞서 신 회장은 안 전 수석과 오찬 회동을 한 배경에 대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김 전 장관에게 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해 얘기했더니 ‘경제활성화 방안이라면 경제수석 소관이니 안종범과 만나라’고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신 회장이 문체부 장관인 제게 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거나 의논할 이유가 없다”고 부인해 신 회장 진술의 신뢰성에 타격을 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9일 2심 공판에서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신 회장이 2016년 1월 김 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한 PPT(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설명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또 면담 후 신 회장이 김 전 장관에게 보낸 ‘간담회에서 설명드린 사례와 자료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공개하며 김 전 장관의 진술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따라서 2심 재판부가 이러한 정황을 반영해 죄를 경감하는 방향으로 판단한다면 신 회장은 집행유예로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8월 최후진술에서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현장 중 하나에 불과하고 그룹 매출의 0.7% 밖에 안되는 것으로 중요한 현안이 아니었다”며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은 경영권 분쟁에 대해 질책할 줄 알고 사죄하러 간 것”이라고 진술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