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끝난 뒤에도 혈투는 계속됐다. 하빕과 맥그리거가 패싸움까지 벌였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29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맥그리거에게 4라운드 기권을 이끌어내며 챔피언 벨트를 지켜냈다.
UFC 205에서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라 페더급과 더불어 2체급 동시 챔피언에 올랐던 맥그리거는 복싱의 전설 메이웨더와 이벤트 매치를 벌이는 등, UFC 출전에 소홀했다. 결국 페더급과 라이트급 타이틀을 모두 잃었다. 이 틈을 타 누르마고메도프가 MMA에서 26승 무패, UFC 10승 무패를 달리며 라이트급 최강자로 올라섰다. 지난 4월 UFC 223에선 알 아이아퀸타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챔피언 벨트를 찼다.
따라서 1년 11개월 만에 옥타곤 복귀를 선언한 맥그리거와 하빕의 승부에 격투기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신경전도 거셌다. 맥그리거는 기자 회견에서 “하빕은 겁을 먹고 자리를 피했다. 내 옆자리에 있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며 “내 할 일은 정해져 있다. 하빕의 머리를 부수고 그의 뼈를 부러뜨려 승리를 차지하는 것이다”라고 도발했다.
팽팽한 경기가 예상됐지만 이날 경기는 누르마고메도프가 줄곧 우위를 가져갔다. 1라운드 테이크다운을 빼앗은 누르마고메도프는 2라운드엔 타격으로 맥그리거에 데미지를 줬다. 쓰러진 맥그리거를 올라타 파운딩 펀치를 퍼붓기도 했다. 간신히 버텨냈지만 맥그리거는 치명상을 입었다.
맥그리거는 포기하지 않고 누르마고메도프와 3라운드 펀치를 주고 받았지만, 4라운드 결국 무너졌다.
누르마고메도프가 태클 이후 테이크다운을 성공했고, 4라운드 1분59초를 남기고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맥그리거의 탭을 이끌어내며 경기를 끝냈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맥그리거에게 고함을 치며 도발한 그는, 케이지를 넘어 관중석으로 난입했다. 이후 맥그리거의 주짓수 코치와 몸싸움을 벌였다. 이와 동시에 케이지 내에서도 난동이 벌어졌다. 맥그리거와 누르마고메도프의 관계자들이 난투를 벌였다. 누르마고메도프의 코치 중 하나는 케이지를 넘어 맥그리거에게 주먹을 날렸다. 마치 프로레슬링을 연상시키는 전개였다.
맥그리거가 링을 떠났지만, 하빕 역시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관중석의 분위기가 격양됐고, 하빕도 별다른 세리머니 없이 케이지를 빠져나갔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