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양철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 나타났다.

그는 법원에 들어가는 길에 ‘혐의를 인정하느냐’, ‘인사부장들과 공모한 바 있냐’ 등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조 회장이 2015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신한은행장을 역임하는 동안 신한은행 인사 담당자들과 공모해 임원 자녀 등을 부정 채용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외부 청탁을 받은 지원자는 '특이자 명단'으로, 부서장 이상의 임직원 자녀들이 지원한 경우 '부서장 명단'으로 특별 관리했다. 특히 일부 지원자에 대해서는 합격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에서도 점수 조작 등을 통해 합격 처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류 전형과정에서도 나이가 기준보다 많거나 학교별 등급에 따라 책정한 학점 기준을 넘지 못할 경우 탈락시키는 이른바 '필터링 컷'도 적용했다. 여기에 남녀 합격 비율을 인위적으로 3:1로 맞추기 위해 면접점수를 임의 조작해 남성 지원자를 추가 합격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최종 결제권자인 조 회장이 이러한 채용비리 혐의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조 회장은 지주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채용비리와 관련해 구속되는 인물로 기록된다. 앞서 검찰은 KB금융의 윤종규 회장과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에 대해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불기소처분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의 도주우려가 없는 만큼 구속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면서도 윤 회장이나 김 회장과 달리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조 회장이 채용비리에 가담했다는 구체적인 증가가 확보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나오고 있다.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오늘 저녁이나 내일 새벽에 결정될 전망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