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피의자 신문이 10일 진행되는 가운데 채용비리와 관련해 처음으로 지주회장이 구속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동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양철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개최했다. 조 회장은 10시 10분께 피의자 심문을 위해 동부지법에 출석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이나 내일 새벽 결정될 예정이다.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는 지난 2017년 심상정 의원이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폭로하며 불거졌다. 이후 금융감독원을 통해 은행권에 대한 채용비리 검사가 실시됐고, 추가 검사를 통해 신한은행의 채용비리 혐의가 드러났다.
검찰 수사로 확대된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는 검찰 수사결과 외부 청탁 367건(52.8%), 성차별 채용 225건, 임직원 자녀채용 53건, 학력 차별 19건 등 총 695건에 달하는 채용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은행 임직원 12명이 구속되고 2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다만 채용비리 당시 최고 경영자(CEO) 가운데 구속된 인물은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박인규 전 행장이 유일하다.
금감원 검사결과 채용비리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드러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비공개 소환 조사 후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우리은행 이광구 전 행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기소됐으나 이들 역시 구속은 피해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검찰의 부실수사를 규탄하기도 했다. 특히 금융노조는 윤 회장과 김 회장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두고 검찰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으로 지적했다.
따라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그는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CEO로서 처음으로 채용비리로 구속되는 인물이 된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가 도주우려 등을 고려해 불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앞서 두 회장과 달리 조 회장에게만 구속영장이 청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 회장에게만 구속영장이 청구된 점을 두고 조 회장이 채용비리에 개입한 확실한 증거가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 신한금융은 조 회장의 구속 위기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번 조 회장의 구속여부가 신한금융이 최근 인수한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의 금융당국 인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이에 신한금융은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