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이 고객의 금리인하요구권 행사에 따라 차주의 신용등급이 상승했는데도 임의적으로 감면금리를 축소한 대출 규모가 13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이학영 의원이 시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2017년 금리인하요구권 산정결과 차주의 신용등급이 상승하였는데도 임의로 감면금리를 축소한 건수가 194건, 대출금액은 1348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계대출 건수가 94건, 대출금 약 35억원이었으며, 기업대출은 100건에 대출금액은 1312억원 이었다. 은행별 현황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68건(대출금 648억)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이 50건(대출금액 313억)으로 뒤를 이었다. 가계부문은 신한은행이 31건(19억)으로 가장 많았다.
은행이 감면금리를 얼마나 축소했는지는 이번 조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각 은행들이 전산기록을 남겨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금감원은 대출금리 산정체계 점검결과를 발표하고 입력오류 등의 사유로 수취한 부당금리 분을 환급했으나, 은행들은 금리인하요구시 감면금리 축소분은 환급을 하지 않았으며, 법률검토 결과 위법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신용상태의 변동이 있을 경우 금리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에 정의되어 있는 금융소비자의 권리이다. 금리인하요구시 은행은 ‘그 적정성 여부를 성실히 심사’하도록 되어 있다.
이학영 의원은 “차주의 신용도가 상승했는데도 은행이 마음대로 감면금리를 축소해 금리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한 것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며, “은행이 부당하게 금리를 조작할 수 없도록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은행을 대상으로 2017년 한 해 만 조사했는데도 상당한 문제점이 나왔다. 금감원이 전체 은행권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