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8283억원 규모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최고위험 등급의 투자상품을 고객들에게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소개해 판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상품은 KIKO와 유사한 구조로 지수가 예상범위를 벗어날 경우 고객이 큰 손실을 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최운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여간 KEB하나은행이 양매도ETN을 최고위험 등급으로 분류해 놓고 있음에도 주로 50대 이상 고객 총 8417명을 상대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소개하여 8283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밝혔다.
특히, 최운열 의원실이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KEB하나은행의 직원용 내부 자료(하나ETP신탁 목표지정형_양매도ETN)를 보면,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임을 투자포인트로 설명하도록 명시되어 있는 등 일반고객들이 투자위험 판단을 함에 있어 혼선을 유발케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 의원실은 실제로 이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투자성향을 기존보다 높게 변경한 투자자만 1761명,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1141억원에 달해 불완전판매 우려가 높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했다.
문제의 상품은 올해 상반기에만 22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었던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설계한 상품으로, 해당 직원 또한 이 상품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위험·중수익’상품으로 여러 차례 홍보하자 금융투자업계 내에서 ‘금융투자회사 임직원 윤리준칙’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양매도 ETN’은 풋옵션과 콜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전략을 기초로 하여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지수가 예상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한 약간의 수익을 계속 얻지만, 시장 급변으로 지수가 예상범위를 벗어날 경우 큰 손실을 보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KIKO와 기본적인 원리는 유사하다. 과거 베어링은행 파산, 투자자문사 대표의 자살 등 수많은 비극적 사건들이 이 옵션 양매도 투자로 인해 빚어졌었다.
이러한 투자위험을 고려해 국내 모든 금융투자회사들은 양매도ETN의 투자위험도를 최고위험 등급으로 설정해놓고 있으나, KEB하나은행이 1%에 달하는 선취판매수수료를 수취하면서도 8000억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사실이 알려지며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상품출시를 준비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운열 의원은 “저금리 상황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고민하는 국민들에게 최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된 금융투자상품을 금융회사들과 언론이 ‘중위험·중수익’상품이라고 소개하는 행태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무분별한 용어 사용에 따른 불완전판매가 없도록 금융기관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금감원의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업계 종사자들 역시 국민들의 자산증식 수단으로 금융투자상품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윤리의식 제고에 더욱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