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조성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농협이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에 출연한 금액은 단 3000만원으로, 이는 농협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지원한 금액 28억원의 단 1%와 유사한 규모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의원(바른미래당)이 농협으로부터 제출 받은 ‘농어촌상생기금 출연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등 33개 회사 중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에 출연한 회사는 농협케미컬 1000만원, 농협물류 2000만원이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상생기금은 FTA 체결로 피해를 입고 있는 농어촌 주민들에게 도농격차를 완화시키고자 농·수협, 민간기업, 공기업 등이 참여하여 총 1조원 규모로 마련하기로 한 기금이다. 그러나 현재 조성액은 목표액(2017~2018 2000억원) 대비 20%에도 못미친 377억 원에 불과하다.
정 의원은 “2015년 한중FTA 비준당시 합의된 여야정합의체 합의문과 FTA민간대책위원회 성명서 등에 농·수협을 비롯한 민간기업 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명시하고 있지만 농협 등 민간기업의 출연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지적하면서, “농민을 위한 지원조직인 농협마저 농어촌상생기금 출연에 무관심한 태도를 가지는데, 다른 민간기업들의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농협은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총 28억원을 후원하고, 관람 티켓도 총 6억700만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운천 의원은 “농협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평창 올림픽에는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내면서 정작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된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에는 인색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농협의 본분을 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협의 주력 자회사인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8589억원의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8월까지 당기순이익이 1조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