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이 대손충당금을 줄여 당기순이익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박주현 의원(민주평화당)은 농협은행이 제출한 ‘은행별 적립금 및 적립비율’을 조사한 결과,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타 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자산 중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설정한 계정으로 적립비율이 높을수록 손실 흡수 능력이 크기 때문에, 금감원은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100% 이상으로 충족을 권고한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보면 2015년 타 은행 평균 80%, 농협은행 50% 수준을 보였다. 이후 2018년 8월 타 은행 평균 124%, 농협은행 81%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자산건전성 분류상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금액(8월 기준)도 타 은행 평균 1조3175억원인 반면 농협은행 2조2946억원으로 약 1조 원가량 농협은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농협은행은 2018년부터 1월부터 바젤3(IFRS9)을 적용하여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IFRS9은 부도율, 담보율, 회수가치 등 차주 개인별 신용도를 고려하여 부실 여부를 결정하므로, 기존 금감원 자산건전성 기준에 따른 일률적 대손충당금보다 적은 금액을 충당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금감원 자산건전성 기준과 바젤3(IFRS9) 대손충당금 사이의 차이를 대손준비금으로 보전하는데, 대손준비금은 자본으로 편입된다. 타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더 쌓는 구조로 부실에 대비하고 있으나, 농협은행은 대손충당금을 덜 쌓고 있다는 것.
박주현 의원은 “농협은행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바젤3(IFRS9)에 따라 이전보다 적은 대손충당금을 쌓는 것은 영업 전략일 수 있다”라며, “그러나, STX 조선해양, 리솜리조트,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부실이 나면서 은행이 적자를 냈던 것이 불과 1~2년 전이니만큼, 순이익을 늘려 경영실적을 높이기보다는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 당기순이익이 줄더라도 불확실한 금융시장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 의원은 “농협은행은 농가경영지원 사업 등 농업정책지원을 도맡아 하는 농민을 위한 은행이므로 정부와 금융위 등의 외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농민을 대변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