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업銀 자회사, 대부업에 7천억 지원…서민 상대 돈놀이 기둥 노릇

산업·기업銀 자회사, 대부업에 7천억 지원…서민 상대 돈놀이 기둥 노릇

기사승인 2018-10-22 12:01:02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캐피탈과 IBK캐피탈이 대부업에 매년 1500억원대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회사의 누적 대여금이 7120억원에 달한다. 국책은행 산하 캐피탈사가 20%이상의 고금리 대출이 주를 이루는 대부업의 ‘전주’ 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바른미래당)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 9월까지 최근 5년간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캐피탈과 중소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캐피탈이 대부업체에 자금을 공급한 대출 총액이 712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캐피탈사별로 살펴보면 KDB캐피탈은 총 2591억원을 공급했다. 2014년 360억원에서 2015년 426억원, 2016년 508억원, 작년 707억원으로 매년 대출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대비 지난해 대출 규모는 약 2배가량 폭증했다.

IBK캐피탈 역시 총 4528억원을 대부업체에 공급했다. 2014년 679억원에서 지난해 1491억원으로 대출 규모가 2배 이상 늘었다.

최근 5년간 두 캐피탈사로부터 차입받은 대부업체 현황을 살펴보면 총 23개 업체가 자금을 공급받았다. KDB캐피탈로부터는 6개 대부업체, IBK캐피탈로부터는 21개 대부업체가 차입을 받았다.

대부업체는 국책은행 자회사로부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아 저신용 서민들을 상대로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하고 있다. 

KDB캐피탈과 IBK캐피탈은 최근 5년간 ‘2017년도 영업수익 기준 상위 20개 대부업체 중 6곳에 평균 4~7%의 대출금리로 총 3763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지난해 기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 전체 차주는 203만명이다. 이 중 91%에 해당하는 약 184만명이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다.

그 금액만 8조9580억원이 넘는다. 이러한 고금리 대출 행태로 대부업체 상위 20개사는 지난해 한 해에만 당기순이익 5783억원을 달성했다.

이태규 의원은 “국책은행 자회사들이 수익성에만 매몰돼 대부업체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돈놀이를 하는 대부업체의 이익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여신전문금융업법 상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사업금융 등을 담당해야 할 국책은행 산하 캐피탈사가 대부업 전주 노릇을 하는게 바람직하느냐”며 “법 상 목적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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