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자판기는 다 어디갔을까?

그 많던 자판기는 다 어디갔을까?

그 많던 자판기는 다 어디갔을까?

기사승인 2018-10-27 01:00:00

커피전문점 등 대체제가 늘어나면서 서울 시내 자판기가 점차 설 곳을 잃고 있다.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08년 1만5623대였던 서울시내 자판기 개수는 2016년 6658대로 57.4% 줄어들었다. 8년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전국적으로는 같은기간 7만2214대에서 2만5000여대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과거 견고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믹스커피 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한 시기와 흡사하다. 실제로 2012년 1조2389억원이던 믹스커피 시장은 2016년 9382억원으로 1조원대가 무너지더니 지난해에는 9067억원으로 더 줄었다. 도·소매의 차이는 있지만 시장 자체가 줄어들면서 주요 소비처인 자판기 역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믹스커피 소비가 줄어든 것은 커피전문점 등 대체제가 급격하기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내 커피전문점 등은 2015년 기준 1만7000개로 2008년 대비 200% 이상 폭증했다. 음료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 수는 6500여개에 달한다.

서울시 등 정부부처의 정책기조의 영향도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승객 공간과 동선확보를 위한 승강장 비움과 통합’ 계획을 서울시의회에 보고했다. 현재 서울 지하철에는 음료수 자판기 418대와 스낵자판기 212대 등 63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해당 계획은 2020년까지 서울시내 지하철 역사에 위치한 모든 자판기를 철거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사는 지하철 승강장에 자판기와 매점 등 시설물로 인해 승객이 이동에 불편을 느끼며 비상시 대피로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주요 이용고객인 초·중·고등학생의 접근성이 떨어진 이유도 있다. 서울시는 당류저감화 정책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학교 내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또 청소년국민건강증진 등의 이유로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 판매도 금지했다. 관련업계는 주력제품인 탄산음료가 학교 자판기에서 제외되자 매출이 급감하면서 자판기 자체를 운용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목 좋은 곳에서 (자판기 한 대당) 하루에 천여잔씩 팔려나가던 것도 옛말”이라면서 “지금은 대체제가 증가하고 위생문제 등이 소비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주면서 사실상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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