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지배력 변경이 없었는데 회계처리를 변경해 지분가치를 부풀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의원의 “지배력 변경이 있을 때 회계처리를 바꾸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배력 변화가 없는데 회계처리를 변경해 문제가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현행 회계기준은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또는 그 반대로 기업의 실제적인 지배력 변경이 발생했을 때만 시가(공정가치)로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윤 원장은 당초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종속법인을 관계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정가치(시가)를 반영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났다.
윤 원장은 이날 김 의원의 “삼성바이오의 2012-2014년 회계처리 방식을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보는 것으로 금감원 내부 입장이 정리가 됐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증선위의 의견을 수용해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해야 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 따라서 2015년도 회계처리도 당초 관계회사로 처리되어야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다시 관계회사로 분류된 것이며, 지배력에 변경은 없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결국 금감원이 완패한 것이다. 금감원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워 넣어 지금 상황까지 온 것”이라며 질타했다.
윤 원장은 “금감원은 나름 감리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번 감리안을 올렸고, 논리에 취약한 부분을 지적한 증선위의 결의를 수용해 재감리 보고서를 올렸다”며 “지금까지 감리안에 큰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크게 보면 기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하고 재감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하고 같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