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신한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31일 아시아신탁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신탁에 신한의 스마트한 DNA를 이식해 성장하고 있는 부동산신탁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신한금융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신한금융그룹 본사에서 정기 이사회를 개최하고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1934억원에 인수하고 잔여지분 40%는 향후 추가 인수에 나서기로 의결했다. 같은 날 조 회장은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과 만나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했다.
부동산신탁업은 고객이 맡긴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개발·관리해 그 이익을 돌려주는 종합 서비스업이다. 최근 5년 동안 전업 부동산신탁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규모가 모두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급격히 성장하는 중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신규 부동산신탁사 3곳에 대한 인가를 내줄 예정이어서 일대 변화를 앞두고 있다.
부동산신탁업의 성장성에 주목한 조 회장은 그룹의 중장기 성장 비젼인 ‘2020 SMART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아시아신탁을 그룹 사업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은행에 쏠려있는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아시아신탁을 통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부동산 관련 토탈 솔류션 공급자로서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아시아신탁과 그룹의 보유자산, 자금력, 영업채널, 고객기반,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 등을 연결해 부동산 개발-임대-상품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패키지(Package)로 묶어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금융그룹의 비즈니스 확장성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더하여 신한만의 독창적인 부동산신탁업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그룹 GIB(글로벌투자금융)·GMS(글로벌마켓&증권)·WM(자산관리) 사업 부문과 협업을 극대화 할 것이”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의 이러한 포부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신한금융이 앞서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를 통해 지금의 선두권 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M&A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아시아신탁 인수를 통해 신한금융이 또 다시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신한금융의 부동산신탁업 진출로 KB·신한·하나·농협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농협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지주가 모두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했다. KB금융은 KB부동산신탁을, 하나금융은 하나자산신탁을 운영중이다. 이에 농협금융도 부동산신탁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탁 업계에서는 대형금융지주가 모두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함에 따라 향후 시장이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와 반대로 중소형 신탁사의 경우 생존경쟁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