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두고 치열한 수주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범현대가(家) 건설사들이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경쟁 건설사들도 연말까지 남아있는 1조원 이상 규모의 사업 물량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선두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여기에 한양, 반도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도 도시정비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으로, 건설사간 경쟁은 더울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업계 1위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수주를 위한 영업비용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로 기존 사업에 주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범 현대가, 도시정비사업 선두 질주…막판 뒤집기 노리는 경쟁 건설사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총 5조8154억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 3건을 진행, 이 부문 수주 1위를 기록했다. 주요 사업지로는 서울 봉천·대치동, 대전 도마·변동 등이다.
범현대가(家) HDC현대산업개발도 서울 반포, 광주 서동, 대구 범어도 등의 재건축 사업(1조4095억원)을 수주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림산업(1조7358억), 대우건설(1조4172억원), 포스코건설(1조1699억원), 롯데건설(1조237억원), GS건설(9187억원), 현대엔지니어링(6167억원), SK건설(5872억)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말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건살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 서울에서 공급 예정인 대표적인 도시정비사업지는 5곳으로 총 4636가구가 신축될 예정이다. 강남구 대치동, 강동구 천호동, 동작구 흑석동 , 강서구 방화동 등이 주요 사업지구다. 사업규모는 1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3지구의 경우 최근 개최된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GS건설과 현대건설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대우건설, 한양, 반도건설 등 8개 건설사가 참여,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심교언 교수(건국대 부동산학과)는 “현재 진행 중인 개발사업이 서울시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외에는 딱히 없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은 이번 도시정비사업지 수주권을 획득하기 위해, 지금까지 있었던 그 어떤 경쟁보다도 치열하게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진흙탕 수주 싸움 뛰어들 ‘돈’이 없다
업계 1위 삼성물산은 올해 재건축 사업 수주건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신규 사업지를 발굴하기보다, 기존 수주 물량을 대상으로 그간 진행되지 않고 있던 사업을 추진할 것을 올해 목표로 삼고 있어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 연말에도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있을 사업지를 물색해보고는 있지만 가시화된 바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신규 사업지를 발굴하기 보다, 수주엔 성공했지만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지역을 우선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사업에 소극적인 이유를 회사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회사 내부 방침에 따라 영업을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진흙탕 싸움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면서 “아무리 브랜드를 내세워 밀어붙여도 백전백패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업체는 추석선물로 한우세트 주고 하는데, 회사에서 일단 돈이 안나오기 때문에 영업할 수가 없다”면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도 회사 내부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비가 따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당분간은 기존 수주물량에 집중해 사업화를 진행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