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업계 이물질·세균검출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유통과정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를 위한 회수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업체에 피해가 가중되는 모양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양유업은 자사 분유제품 내 이물질 혼합 의혹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이물질 혼합은 절대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해당 이물질 조사결과 2.4㎜ 길이의 코털과 코딱지로 추정되며 전 공정 자동화된 분유생산과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해당 이물질이 혼입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주장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을 통한 모든 검사를 진행하여 해당 이물질이 제조 공정상 절대 혼입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커뮤니티와 맘 카페 등에서는 남양유업 분유에서 코딱지 등 이물이 발견됐다면서 이를 회사 측에 신고했지만 분유 두 통을 주고 말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이 혼입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16년 식약처에 보고된 이물 혼합신고건수는 5332건으로 이 가운데 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건수를 제외한 3672건 중 소비·유통단계에서 혼입된 경우는 28%였다. 14.6%는 소비자 오인 신고였으며 제조단계 혼입으로 판명된 경우는 10% 남짓에 불과했다. 나머지 44.5%는 혼합 경위를 알 수 없는 ‘판정 불가’ 사례였다.

관련업계에서는 과거 한 업체의 과자에서 생쥐 머리가 나왔다고 신고됐던 이른바 ‘생쥐 머리 사건’ 역시 판정 불가 사례로 분류된 만큼, 실제 제조 과정에서 이물이 혼입되는 경우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부처 조사결과 이물 또는 세균이 검출됐지만 조사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경우도 있다.

지난달 23일 식약처는 청정원 런천미트 제품에 대한 세균발육시험 결과 세균이 검출됐다며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해당 제품은 회수·판매중지 조치됐다. 그러나 이후 류영진 식약처장이 국정감사에서 ‘검출된 균은 대장균’이라고 밝히면서 제조단계가 아닌 유통·보관과정, 또는 검사 단계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에 대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런천미트 등 캔햄 제품은 멸균과정을 거친다. 대상 측에 따르면 문제가 됐던 런천미트 제품의 경우 116℃에서 40분 이상 멸균처리를 거친다. 통상 대장균균은 70도 이상 가열시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해당 제품과 함께 제조된 제품들이 2년여간 판매되면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대상 측의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만일 멸균 제품에서 균이 발생됐더라면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여야 한다. 따라서 시료를 채취하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과정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제조과정에서 이물이 들어갔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부분 소비자 오인 또는 유통·보관 과정에서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유통·보관과정에서 혼입된 것을 소비자들이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제조업체에 화살을 돌리는 것”이라면서 “‘식품’ 특성상 명확한 사실확인보다는 ‘의혹’에 포커스가 우선 맞춰지다 보니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