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품 조연으로 불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김정태가 간암 진단을 받고 출연 중이던 작품에서 하차했다. 이후 ‘간’ 질환의 무서움이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간암 발생률은 전체 암 중 5번째지만, 사망자수는 폐암에 이어 2번째로 많다. 더구나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40~50대 사망원인 1위가 간암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침묵의 장기’라는 이명처럼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손을 쓰기 어려운 상태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간암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치료제는 많지 않아 장기이식과 같은 대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국내 간 이식수술의 수준이 세계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수준인데다 의료기기의 첨단화로 수술 받는 환자와 수술 하는 의사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정도다.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늘었다.
병든 간을 떼어내고 건강한 간으로 바꾸는 이식수술의 경우에도 이젠 과거에 비해 수술시간이 길고, 출혈량이 많으며 절개부위가 크지도 않다. 이식을 위해 간 부위를 ‘L(엘)’ 형태로 개복하지 않고, 0.5~1.5cm 크기의 작은 구멍을 4~5개 내어 수술하는 복강경이 발달해서다.
대표적으로 복강경 기기를 생산·판매하는 올림푸스의 경우 평면(2D)영상을 넘어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수술부위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며, 구부러지는 도구를 통해 장기들에 가려진 장기 후면까지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결과 상처가 최소화돼 출혈량이 줄고 회복이 빠르며 사각을 줄여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4~5개의 구멍으로 수술이 이뤄짐에 따라 기증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족, 그 중에서도 젊은 자녀들이 느껴야했던 흉터에 대한 심리적 부담까지 함께 줄었다. 수술 시 발생하는 많은 출혈과 긴 수술 시간 문제도 크게 줄었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의사도, 환자도, 가족 기증자도 모두 과거에 비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식수술로 건강을 완전히 되찾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간 이식수술이 급격히 진화하고는 있지만, 폐나 뼈 등으로의 전이와 재발, 이식장기에 대한 면역거부반응과 각종 부작용, 합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이식받은 간의 기능을 잘 유지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기에 지속적인 관찰과 추적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간에 악영향을 미치는 술과 담배는 삼가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해야하며, 의료진이 처방한 약물을 철저히 복용하고, 주변에서 떠도는 민간요법이나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은 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