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기다린 新안산선 사업 “1년 더”…지역민심 부글부글

16년 기다린 新안산선 사업 “1년 더”…지역민심 부글부글

안산 중개업소 “그랑시티자이2차, 계약해지 절반으로 떨어져”

기사승인 2018-11-06 03:00:00

서울과 안산을 잇는 신(新) 안산선 복선전철사업 착공이 1년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안산선 인근에 분양한 아파트 계약건은 평소보다 절반가량으로 떨어지는 등 지역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출퇴근길 불편을 참으며 착공을 16년째 기다린 안산 주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진행된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당초 연내 착공 예정이던 신안산선 착공 시기를 내년 8월으로 또 다시 연기했다. 

신 안산선은 경기도 안산시와 시흥시에서 여의도까지 기존 1시간 30분에서 30분대로 단축시킬 수 있는 광역철도 노선이다. 지난 2002년 정부가 사업 추진을 발표했지만, 타당성 부족과 사업성 조사 지연 등으로 16년째 미뤄지고 있다.

이에 주변 중개업소에는 신 안산선 부근 분양 아파트의 계약건이  당초보다 절반가량으로 떨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 안산선 착공 소식에 일대 분양 시장에 청약 수요가 몰리면서 웃돈이 붙는 상황이 연출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GS건설이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분양한 그랑시티자이2차는 분양 초기만 해도 3000~5000만원 가량 플러스피가 형성되면서 신안산선 개통의 큰 수혜단지로 꼽혔다. 하지만 신안산선의 착공 지연으로 인해 현재 해당 아파트는 마이너스피로 떨어졌으며, 당초 계약자들의 절반가량은 계약 해지 후 떠나는 상황으로 역전됐다.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사장은 “당시 안산시에 자이 브랜드가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이라는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수요가 많이 몰렸다”며 “여기에 신안산선이라는 교통 호재와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상황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웃돈이 많이 붙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붙은 피는 3000~5000만원에 이른다”며 “안산에서 이정도로 P가 붙는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많은 투자수요를 실감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중개업소 사장도 “현재 신안산선 공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당초 계약자 10명 중 실수요자를 제외한 4, 5명의 투자자들은 전부 빠진 상황”이라며 “그랑시티자이가 초역세권은 아니지만 신안산선으로 인해 안산에서 서울까지 30분 만에 갈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투자가치가 큰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중개업소뿐만 아니라 통근시간이 줄어들 것을 기대했던 지역 주민들이 불만도 커지고 있다. 안산에서 여의도로 출퇴근을 한다는 직장인 B씨(28)는 “지하철로만 1시간 30분이 걸리고,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과 회사 도착 시간까지 다하면 2시간은 족히 걸린다”며 “그렇다고 서울에 집을 구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주민C씨는 "정부가 교통 소외 지역인 경기 서남부권 일대 교통정책을 계속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며 “주거문제 해결 방안을 위해 신도시 조성 방안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데, 기존 수도권과 서울을 잇는 교통망 확충에도 책임지고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불만은 안산을 넘어 신 안산선에 인접합 광명·시흥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시흥·광명 일대 96개 아파트 입주단지 대표들로 구성된 신안산선의 빠른 개통을 위한 시민연대는 시흥시청 시민관에서 신안산성의 착공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늑장 대처에 항의한 바 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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