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 “어르신만큼 청년 복지도 필요해”

신동근 “어르신만큼 청년 복지도 필요해”

“국민연금 논쟁, 다층적으로 접근해야… 기본소득 도입 필요하게 될 것”

기사승인 2018-11-08 00:29:00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을 만났다. 인터뷰는 사전에 보낸 질의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프리하게 이야기하자’고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 연거푸 쏟아내는 기자와의 만남은 분명 피곤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신 의원은 전혀 ‘재거나’ 계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신 의원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국민연금이나 청년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 매우 개혁적인 견해를 보였다. ‘다소 앞선 이야기’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 본인의 정치 철학을 한 마디로 압축해 말해달라는 요구에 그는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고 말했다. ‘소신’과 ‘신념’을 말하는 정치인은 많다. 좌고우면, 일명 ‘철새’가 난무하는 정치권에서 결국 어떤 정치인을 규정하는 것은 그의 행동과 판단일 터다. 그런 면에서 초선 같지 않은 초선 신동근 의원을 두고 호시우보(虎視牛步,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 롤모델이 누군가.

각각의 장점에 있어 닮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총체적으로 ‘롤모델이 누구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우선 미국의 링컨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선거에 수차례 낙선하고 당시 정치권의 비주류로서 지지층의 이해관계 반하는 부분이라도 설득해 경쟁자까지 포용하는 모습으로 미국을 통합시킨 위대한 대통령이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치밀한 공부와 판단, 정치적 균형감각을 본받고 싶다. 열정, 추진력, 돌파력, 그리고 서민에 대한 애정을 가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존경한다. 이 두 분의 대통령의 장점을 조합해 노력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점도 본받고 싶다. 

- 친문인가. 

범친문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문 대통령과 동문(경희대학교)이기도 하니까. 난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에 친노 그룹과 노사모의 지원을 받았다. 다만, 노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던 이들을 중심으로 한 그룹에는 속해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그들만을 친노라 정의한다면 (나는 친노가) 아닐 수도 있겠다. 사실 정치인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지만, 노선과 정책의 연대가 아닌, 맹목적인 추종에 대해선 다소 비판적인 입장이다. 

- 즉, 계파로써의 ‘친문’은 아니지만, 노선과 정책 방향에 관해선 친문세력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것?  

정서적 동질감을 갖고 있다. 난 경선마다 노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 

- 본인의 정치 철학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종종 농담 삼아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고 말한다. 이쪽 저쪽 옳다고 왔다 갔다 하면 정방향조차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시계바늘이 제 자리에 가만히 서있으면 하루에 두 번은 맞지 않겠는가. 정치는 기다림이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다. 좌고우면해도 마찬가지다. 지향하는 바와 가치를 믿는 일관된 자세로 임하다보면, 뭐.

- 정치를 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을 기다린 경험에서 비롯된 건가. 

경험 때문일 수도 있겠다. 

◇ “꿈 없는 청년, 슬프다”

- 지지도나 인기가 좋은가.

지역구(인천 서구)에서는 연령과 상관없이 인기가 있다. 하루 일정이 끝나면 동네사람들과 자주 어울린다. 지역 행사장에서 잠깐 국회의원을 본 적은 있어도 동네에서 맞닥뜨리는 일은 흔치 않다고 하더라. 권위적이지 않다는 말은 늘 듣는다. 가급적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많이 청취하려 한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소통 노력에 화답해주는 것 같다. 물론 당파성이 뚜렷한 분들은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청년들은 신 의원을 만나면 뭐라고 하던가.

취업의 어려움을 많이 토로한다. 양질의 일자리는커녕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불공정함에 대한 분노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어느 세대보다도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자리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고민과 분노를 안고 있는 것 같다. 

비록 나와 그들간의 세대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꼰대’는 되지 않으려 한다. 우리사회는 청년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어르신에 대한 복지만큼 청년 복지에 더 힘써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청년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기업과 사회를 이끌도록 지원해야 한다. 꿈이 없다는 청년들의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  

- 보건의료, 복지 분야에서 관심 사항은 무엇인가.

우선 저출산 문제 극복과 관련해 다자녀 출산시 교육비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된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 또 학교보건에 대해 교육문화위원회에서 활동할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린 학생에 대한 교육보건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적기에 제대로 된 보건교육과 생활습관을 키우는 것은 성인이 됐을 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구강보건교육이나 보건교사 배치의 필수화 법안을 고려중이다.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교육부에 질의를 하고 강조하자 최근 보건교사 확대 발표가 나왔더라. 

- 최근 국민연금 논란에 대해 어떻게 보나.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서 돌입한 상황에서 어르신들에 대한 건강한 노후와 최소한의 경제적 보장이 핵심 과제다. 이 문제는 국민연금과도 직결된다. 국민연금을 둘러싼 현재의 논쟁은 연금 고갈과 더 내고 덜 받고, 못 받는 상황 등에만 함몰돼있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률이 높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방안 등 노인복지에 대한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일자리 부족 문제 등으로 인한 국민연금 고갈 문제도 제기된다.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일을 하고 싶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회구조로 갈 수 밖에 없는데 기본소득 도입은 필연적이리라 예상한다. 다소 앞선 이야기이기 하지만 결국 국민연금은 이러한 다양한 배경 하에서 하나의 수단으로써 접근해야 한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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