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표면 오염 제거제 중 산업용·공업용 제품이 구분 없이 포함돼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8일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표면 오염 제거제 26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시험검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험 대상은 접착제 제거제 10개, 흠집제거제 5개, 페인트제거제 11개 등이다.

조사 결과 접착제 제거제와 흠집제거제 등 15개 제품 가운데 5개 제품 33.3%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디클로로메탄과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

접착제 제거제 4개 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디클로로메탄이 최대 73만635㎎/㎏이 검출됐고, 흠집제거제 1개 제품에서는 안전기준 50㎎/㎏ 이하를 8배 초과하는 403㎎/㎏의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 

폼알데하이드는 저농도 노출 시 기도와 안구에 자극을 유발하며 고농도 노출 시 구토·설사를, 장기간 노출 시 위염과 호흡기 암,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페인트제거제 조사결과 미술용·자동차용·조립 모형용 등 소비자용 4개 제품에서는 디클로로메탄이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페인트 도장업체 등에서 사용하는 산업용·공업용 7개 제품에서는 최대 92만7513㎎/㎏의 고농도 디클로로메탄이 검출됐다.

디클로로메탄은 급성 노출 시 중추신경 억제·어지럼증·심한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고농도 흡입 시에는 심장 장해·수족 경련·기관지염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작업자 사망사고에 따라 페인트제거제에 디클로로메탄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제안한 상태고, 유럽연합(EU)은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페인트제거제의 디클로로메탄 함량을 100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등 선진국과는 달리 페인트제거제에 대한 안전기준이 없다. 특히 고농도 디클로로메탄을 함유한 산업용 페인트제거제가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어 사고 발생 우려가 큰 상황이다. 

소비자원은 “산업·공업용 페인트제거제는 방독마스크나 보호복 없이 밀폐된 장소에서 사용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고 피부접촉 시 화학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판매점에서 제한 없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