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김동연-장하성 경제팀 교체로 경제정책 라인 전반에 대한 인사태풍이 불어오고 있다. 국내 경제를 총괄하는 경제팀 수장이 김동연에서 홍남기로 전격 교체되면서 후속인사가 점차 임박해 오고 있다.
가장 먼저 인사태풍이 불어 닥칠 곳은 기획재정부다. 행시 26회 출신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물러나고 후배인 홍남기(29회) 전 국무조정실 실장이 내정되면서, 홍 내정자를 도와 기재부를 이끌어갈 1·2차관에 대한 후속인사가 점쳐지고 있다.
기재부 1차관에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인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과 이호승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제2 차관에는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32회)이 거론되고 있으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교체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제부총리의 교체로 국내 금융시장을 담당하는 금융위원장에 대한 교체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홍 내정자가 경제 컨트롤 타워로 경제정책 전반을 모두 총괄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최종구(25회) 현 금융위원장이 홍 내정자 보다 4년 선배라 경제 부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문재인 정부에 추천한 인물이 최 위원장과 고려대 동문인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라는 점도 그의 교체 가능성을 올리고 있다. 금융위원장의 임명 배경이 전 경제팀이라는 점은 홍 내정자에게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영향이다. 다만 금융위원장에 대한 인사는 시장 안정을 위해 올해 안으로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교체는 연쇄적으로 금융위는 물론 여러 금융공공기관과 협회 인사에 영향을 미친다”며 “기재부는 인사 적체가 심해 한번 인사가 단행되면 도미노처럼 위에서부터 다른 정부부처는 물론 산하 여러 기관으로 기재부 인사들이 밀려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 경제팀 교체로 민간 금융사들 역시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전 경제팀 시절 “금융권 인사는 장하성으로 통한다”라는 풍문이 막연할 정도로 청와대 경제팀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서다.
일례로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발탁을 두고 제기된 ‘장하성 실장 개입설’이나, KB금융이 장하성 전 실장과 동문인 선우석호, 정구환 사외이사를, 하나금융지주는 박시환 사외이사를 각각 선임한 사례가 금융권의 청와대 경제팀 파워를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새로운 경제팀과의 소통라인 마련에 분주하다. 금융권은 홍 내정자의 한양대 인맥이나 행정고시 동기들을 중심으로 인맥 찾기에 나섰다.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한양대 출신 인물로는 윤호영 카카오은행 대표가 있으며, 홍 내정자과 행시 동기는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등이 있다.
김수현 정책실장 인맥으로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부각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김수현 정책실장과 함께 노무현 정부 경험을 바탕으로 ‘경국제민의 길’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한 인물이다. 아울러 김 실장이 나온 서울대 인맥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서울대 출신 금융권 인물은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금융사는 금융정책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금융정책을 금융위가 담당하지만 청와대 의사를 내세운 경제팀의 의중을 무시할 수 없다”며 “낙하산 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