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평소와 달리 소화가 안 되고, 또 속이 쓰리고 윗배가 더부룩하면서 불쾌감이 들거나 트림이 자주 나올 수 있습니다.
바로 만성위염의 일반적 증상들인데요.
근데 만성위염이 있다고 해서 모두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또 제가 방금 열거한 이런 증상이 있더라도 내시경 검사에서는 위 속이 깨끗하게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내시경 소견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게 만성위염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만성위염 진단을 받는 것인지, 그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리포트>
만성위염 초기에는 위 점막에 붉은 빛이 돌거나 부종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염증이 진행되면 위선이 손상을 입고 위산 분비도 원활하지 않습니다.
만성위염은 가장 빈번하게 생기는 ‘위축성 위염’과 염증 상태가 심각해진 ‘화생성 위염’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위축성 위염은 위장 점막이 얇아져 혈관까지 자세히 관찰되는 양상을 보이며,
화생성 위염에서는 위장 점막이 염증으로 인해 장 점막처럼 변합니다.
임윤정 교수 / 동국대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이게 만성위염 사진이거든요. 소장으로 가는 구멍이고요. 만성위염 소견이 가장 잘 보이는 위 전정부에서 보이는 경우예요. 위선이 위축되면서 혈관이 두드러져 보입니다. 이게 만성위염 초기에 볼 수 있는 거고요.
이것도 역시 만성위염 소견인데요. 염증이 좀 진행되니까 전반적으로 위 점막에 요철이 볼록볼록하게 보이죠?
이건 만성위염이 좀 심한 경우인데요. 우둘투둘 하잖아요. 울퉁불퉁하고 점막이 움푹 파인 부분이 있고, 미란성 병변도 있고 울퉁불퉁 요철이 있는 경우가 화생성 위염이에요. 이런 경우에는 위 염증이 가장 많이 진행된 상태고요.
만약 위 내시경 하다가 의사가 조직검사를 하잖아요. 그런 경우는 이 환자처럼 다 위 염증 환자인데, 염증이 크게 두드러져 보이잖아요. 헐어보이고, 요철이 좀 볼록 튀어나왔고, 내시경 의사가 이런 부위는 염증 부위를 조직검사하기도 하고요. 간혹 이런 경우에 위 선종, 위암되기 전 단계 세포인 이형성 세포가 발견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런 것은 위암 검진 때문에 조직검사를 하거든요. 여기는 위염이 좀 심한 경우죠.
(화생성 위염이라든가 그렇게 좀 심화되면 문제가 있다라는 말씀이신 걸로 알면 되는 건가요?)
네, 근데 화생성 위염이라도 그 자체는 문제가 안 돼요.”
<스튜디오>
전문의의 말을 정리해보면, 만성위염 자체는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건데요.
물론 위염 증상으로 인해 속이 불편한 경우가 있지만 위산 억제제, 점막 보호제를 비롯해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 처방 등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검사를 소홀히 해 위염이 암으로 발전하는 걸 막지 못한다면 그 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리포트>
위 염증이 심하면 양성 종양 세포가 점점 암세포를 닮아가는 이형성 단계를 거쳐 위암이 나타날 확률이 커집니다.
위암의 경우 염증이 심한 사람 천명 가운데 한 명꼴로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암 발생률 순위 1위로, 전체 암 발생 비율에서 18%가량을 차지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위암은 수술을 거치지 않고 내시경적 치료만으로 끝낼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임윤정 교수 / 동국대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만성위염 자체는 의학적으로 심각한 병은 아닌데, 위암이 심각한 병이거든요. 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내시경을 주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암이 흔하기 때문에 40세 이상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국가에서 암 검진을 해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2년에 한 번 꼭 검진을 받고, 혹시 그때 검진 당시 위내시경 소견이 ‘만성위염이 심하다’, ‘화생성위염이 있다’고 진단 받았거나 위암 가족력이 있는 분들은 1년에 한 번 정도 하시면 좋아요.”
수술 없는 위암 치료, 그 전제는 조기 발견입니다.
더불어 위암을 부를 수 있는 만성위염을 예방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일단 신선한 식품을 먹는 게 좋습니다.
24시간 이상 음식을 놔두게 되면 그 음식에서 질소 화합물이 생기는데, 그게 만성위염을 일으키는 독소가 됩니다.
염장식품처럼 염도가 높은 것들이나 탄 음식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중요한 게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을 막는 건데요.
한번 감염되면 균이 위 속에 기생하면서 반복적으로 염증을 유발합니다.
찌개 같은 음식을 여러 사람이 떠먹거나 술잔을 돌려 마시는 습관, 부모가 음식물을 씹어 아이에게 주는 경우 등이 감염의 원인이 됩니다.
<스튜디오>
60세 이상이면 95% 이상이 만성위염 진단을 받습니다.
그만큼 흔한 질환이라는 겁니다.
나이를 고려하면 이 정도 염증이 있는 건 정상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데, 굳이 대부분의 의사들이 만성위염 진단을 내린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어쨌든 그건 지금 이 시간에 다룰만한 사안은 아닌, 의사의 영역인데요.
만성위염이 흔하다고 한들, 방치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내시경 검사가 위염은 물론, 위암도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이용해 보시는 게 좋겠죠.
만성 위염은 급성 위염과 달리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지속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평소 위 건강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가래로 막을 일을 호미로 막아낼 수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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