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예상된 인상인 만큼 주식시장에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30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5.44p(0.26%) 떨어진 2108.66를 가리키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0.15(0.02%) 내린 695.33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로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인상 결정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증권투자업계는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며, 0.25%p 인상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엔 제한적인 수치라는 분석이다. 또한 금리 인상 이유가 자금이탈 우려를 낮추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서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라면서 “경기 침체로 대출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향후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및 주식 등 자금 이탈 우려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가격의 하락 요인”이라며 “외국인의 채권 자금 이탈 여부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의 금리 인상은 상황이 다르다. 통상 금리 인상은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속도 조절을 위해 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경우가 그렇다. 이 경우 유동성 관점에서만 보면 유동성이 줄어들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경기가 좋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금리 인상으로 채권가격이 상승하면서 채권에 묶여 있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것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식시장의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 금리 인상은 경기가 좋아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 높은 외환보유고 등으로 건전성 지표가 좋다. 투자전문가들은 이 경우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 증시가 이미 연고점 대비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경제가 좋아 속도 조절을 하기 위해 단행하는 것”이라면서 “이 경우 단기적으로 유동성 축소 때문에 (주식시장에)반가운 소식은 아니지만, 경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 때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옮겨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한국의 금리 인상은 경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닌,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를 줄여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며 “(금리인상으로)주식시장이 더 빠질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주식시장에선)반가운 소식은 아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주식시장에선 한국은행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여부 결정을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속도 조절을 하게 되면 신흥국투자에 관심이 쏠리게 되는 기대를 할 수 있기 때문에서다.
이어 “실제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은행 금리 인상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반면, 주식시장에선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