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 특별전 개최

국립고궁박물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 특별전 개최

기사승인 2018-12-05 00:03:00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달 5일부터 내년 2월10일까지 국외왕실 특별전시의 하나로 박물관 2층과 1층 기획전시실에서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 특별전을 연다.

리히텐슈타인(Liechtenstein) 공국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사이에 자리한 국가로 가문의 성(姓)이 곧 국가의 공식 명칭인 나라 중 하나다. 영토의 크기가 서울의 4분의 1 정도(약 160㎢)인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작은 국가다. 대공(Fürst, Prince)을 국가 원수로 하는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리히텐슈타인 왕가에서 가문의 역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조성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리히텐슈타인 왕실컬렉션(LIECHTENSTEIN:The Princely Collections)’ 소장품을 바탕으로 왕가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역사’에서는 리히텐슈타인 가문이 오스트리아 동부 지역에서 발흥해 체코 지역까지 세력을 넓힌 내용을 담은 문서와 카를 1세가 대공에 오른 후 리히텐슈타인 공국을 통치한 내용을 그린 초상화, 연수정 덩어리를 통째로 깎아 가문의 문장을 새겨 만든 ‘마이엥크루그’(뚜껑이 달린 병) 등을 감상할 수 있다.

2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생활 문화’에서는 왕가의 생활과 미술품 전시 공간으로 사용됐던 궁전의 그림과 그곳에서 사용했던 화려한 가구를 소개한다. 색깔 있는 돌을 짜 맞추어 장식한 석상감(石象嵌)인 ‘피에트라 두라(Pietra dura)’ 기법으로 장식한 함과 알로이스 1세 대공비를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으로 묘사한 프랑스 신고전주의 시대의 대표적 초상 화가 엘리자베스 비제-르브룅의 대형 유화 ‘카롤리네 대공비의 초상’이 주목할 만하다.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도자기’를 만나는 3부에서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빈 황실도자기공장(합스부르크 황실 소속)에서 제작해 리히텐슈타인 왕가가 수입해 사용한 다양하고 아름다운 장식 도자기뿐만 아니라 나폴레옹이 로마에서 사용하기 위해 주문 제작한 은식기 등이 전시된다.

4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말 사육과 사냥’에서는 유럽 귀족 사회의 특권이었던 말 사육과 사냥, 총기와 관련한 그림과 기록 등이 소개된다. 마지막으로 5부 ‘리히텐슈타인 대공의 미술품 수집과 후원’에서는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역사와 함께한 예술적인 소장품들이 전시되는데, 주로 르네상스 매너리즘과 바로크 시대의 회화와 조각을 선보인다.

특별전 기간에는 전시 내용과 관련한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개막일인 5일에는 리히텐슈타인 왕실컬렉션의 요한 크레프트너 관장(Johann Kräftner)이 ‘리히텐슈타인의 역사, 외교, 문화 정책’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오는 19일과 다음달 16일 두 차례에 걸쳐 클래식 공연과 함께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로부터 전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리히텐슈타인 왕가와 관련된 명소를 담은 엽서에 아름답기로 유명한 리히텐슈타인의 우표 스탬프(도장)를 찍어 간직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하였다. 이 행사는 엽서 소진 시까지만 진행된다.

이 밖에도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활동지를 통해 알기 쉽게 학습하는 ‘활동지와 함께 하는 전시해설’과 초등학생(4~6학년, 회당 10명)을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 연계 체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리히텐슈타인 왕가는 12세기 오스트리아 인근에서 발흥한 약 900년 역사의 귀족 가문으로 1608년 카를 1세(Karl Ⅰ von Liechtenstein, 1569~1627)가 대공의 지위를 합스부르크 황실로부터 인정받으면서 왕가의 기초를 세웠다. 1719년 안톤 플로리안 1세 대공(Anton Florian Ⅰ von Liechtenstein, 1656-1721)이 셸렌베르크(Schellenberg)와 파두츠(Vaduz) 지역을 합쳐 공국을 세우면서 역사가 시작되어 내년에 개국 300주년을 맞는다.

현재는 한스-아담 2세 대공(Hans-Adam Ⅱ, 1945~)이 국가 원수로 있으며 가문의 오랜 전통에 따라 아들 알로이스 대공(Alois, 1968~) 세자가 실질적인 국정을 맡아 섭정을 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전시는 긴 역사와 내실 있는 예술문화 정책을 오랜동안 유지해 온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해 절대주의 시대 유럽 왕실의 면모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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