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한국사회에서 자신이 살던 집에서 강제로 쫓겨나는 사람은 없어야 합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10일 국회정론관에서 열린 마포구 아현2구역 재건축 철거민을 추모하는 철거민·서민·청년 주거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평화당의 정동영 대표를 비롯 아현2구역 철거민, 주거권네트워크,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전국철거민연합, 경실련, 민달팽이 유니온, 빈곤사회연대 등의 시민단체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10년 동안 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살던 집이 강제철거 당한 이후 한강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사망한 박준경씨를 추모하면서 정부에 철거민·서민·청년을 위한 주거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고인은 자신이 살던 집이 강제철거 될 것을 알았지만, 매일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1000만 원씩 오르는 서울에서 단 한 푼의 이주비도 없이 보증금 200만 원, 월세 25만 원으로 어머니와 함께 살 집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그는 3개월 동안 전기도, 물도 들어오지 않는 빈집을 오가며 생활했는데 재건축조합 관계자와 용역업체 직원들이 빈집을 전전하던 박준경 씨를 집에서 끌어냈다"며 "그는 엄동설한에 3일을 거리에서 씻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방황하다 한강에서 자신의 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투신은 10년 전 용산에서, 또 35년 전 목동에서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쓰러져 간 용산참사 희생자들과 철거민 투쟁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며 "우리는 용산참사의 기억으로부터, 또 철거민 투쟁의 기억으로부터 수십 년의 세월을 지나왔지만, 아직도 전·월세방, 고시원, 여관방, 비닐하우스 등을 전전하고 있는 도시빈민, 주거난민들의 삶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이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 전면 실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공시가격 현실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 지역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폐지하고 후퇴시킨 재건축·재개발사업 임대주택 의무공급제도를 2005년 참여정부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오늘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공급제도를 부활시키고, 재개발과 주거환경정비사업의 임대주택 의무공급비율을 참여정부 수준으로 다시 상향하는 정비사업 임대주택 의무공급제도 개혁법을 대표발의한다”며 “이 법안이 국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논의될 수 있도록 정부여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뜻을 모아주실 것”을 요청했다.
이밖에 “내년 1월 20일은 용산참사 10주기다. 10년 전 남일당 건물에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한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강제퇴거 제한법을 제정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법안이 용산참사 10주기 이전에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실 것”을 요구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